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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즐겨라, 평화를 살려라

입력
2018.02.09 04: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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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개폐막식이 열릴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성화대가 점화를 기다리고 있다. HDR 촬영 평창=김주영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개폐막식이 열릴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성화대가 점화를 기다리고 있다. HDR 촬영 평창=김주영기자

이젠 정치, 이데올로기 잊고

온국민이 경기에 몰입할 시간

평창의 날이 밝았다. 우리나라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세 번에 걸친 사투에 가까운 유치경쟁을 통해 얻어낸 결실이다.

적어도 앞으로 수십 년은 이런 기회가 이 땅에 오기 힘들 것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로 위기에 처했던 평창올림픽은 돌연 북한의 참가선언으로 극적인 반전드라마가 됐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며 ‘평화 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북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확실히 곱지 않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정에선 예상 이상의 비판과 냉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남의 잔치에 제멋대로 휘젓는 북한의 행태가 꼴 보기 싫어 평창 올림픽까지 보기 싫어졌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와 이념을 떠나 올림픽 자체에 몰입할 시간이다. 우리는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즐길 권리, 그리고 즐겨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지 않고선 올림픽이 성공할 수 없고, 성공하지 못한 올림픽은 결국 우리에게 짐과 부채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당초 우려와 달리 선수들은 금세 서로를 받아들였고 마음을 합했다고 한다. 소란스러움은 다 무대가 열리기 전의 일일 뿐, 막이 오른 뒤 올림픽의 주인공은 결국 선수와 관중 그리고 우리 국민이다.

이제 17일간의 열전이 평창과 강릉에서 펼쳐진다. 이 각본 없는 드라마에서 감동과 짜릿함을 즐겨보자. 국경을 넘어 아낌 없이 박수치고, 우리 선수들을 향해 목청 높여 응원해보자. 우리가 만든 잔치, 우리가 먼저 즐겨야 한다.

이성원 스포츠부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북한 선수단이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손잡고 춤추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북한 선수단이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손잡고 춤추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중재 지혜 모아서

한반도 화해 불씨 살려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초래한 제재 국면으로 얼어붙은 한반도에 새 기운이 감돌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백두혈통’ 김여정이 내려오고, 13년 만에 북한 응원단이 남녘 땅을 밟았다. 8일 강릉 공연장에선 현송월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이 부른 남한가요 ‘J에게’가 울려 퍼졌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던 정부의 구상대로 우리는 정말 ‘한반도 운전자석’에 앉게 된 걸까.

하지만 김정은이 주도하는 대화 국면이라는 게 걸린다. 친 혈육을 보내는 풀베팅을 하면서도 한미 제재 의지를 시험하는 영리함도 엿보인다. 육로 해로 항로를 다 열었고 만경봉 92호 입항을 통해 제재 예외 조치를 이끌어 냈으며 국제사회 제재대상인 최휘와 김여정을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시켜 제재 균열도 노린다.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패를 계속 던지는 모양새다.

북한 건군절 열병식이 조용히 치러져 한숨 돌렸지만, 문제는 여전히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대화냐, 제재냐를 결정하는 키는 여전히 김정은에게 있다. 미국 역시 달라진 건 없다.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더 강한 대북제재를 공언하고 있으며 한미 군사훈련도 재개될 것이다. ‘평창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전쟁과 평화를 가를 중대한 시기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에서 봤듯 국민은 이제 정부에 대화하되 원칙 있는 단호함과, 북미를 중재하는 유연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전쟁의 목전에서 살려낸 평화의 불씨를 지필 지혜를 모을 때다. 김영화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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