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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입성 하자마자 쪼개진 독일 극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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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입성 하자마자 쪼개진 독일 극우당

입력
2017.09.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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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프라우케 공동대표

“AfD 의석에 안앉겠다” 폭탄 선언

나치 재평가 놓고 당내 이념 갈등

중앙정치 진출과 함께 내분 가속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맨 오른쪽) 공동대표가 25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전 공동 총리후보인 알렉산더 가울란트(맨 왼쪽), 알리체 바이델이 반갑게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맨 오른쪽) 공동대표가 25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전 공동 총리후보인 알렉산더 가울란트(맨 왼쪽), 알리체 바이델이 반갑게 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독일 총선에서 하원 최초 입성과 함께 원내 제3당 등극이라는 대성공을 거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AfD가 중앙 정치에 본격 진출하면서 이에 걸맞게 실용적인 정책을 내세워야 한다는 온건파와 극우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파 간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AfD 내 온건파를 대표하는 페트리 프라우케 공동대표는 총선 이틀 뒤인 26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 프라우케 대표의 남편이자 같은 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마르쿠스 프레첼은 동반 탈당 의사를 밝히며 “AfD의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프라우케 대표의 탈당은 예고된 것이었다. 전날 그는 당 지도부 기자회견에서 “연방의회에서 AfD 의석에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연방하원은 지역구 직접 선출 의원과 정당별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프라우케 공동대표의 경우 AfD 비례대표가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작센주 의원 자격으로만 하원에 입성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프라우케 대표는 “AfD 내 방향성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척해선 안 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현재 AfD를 ‘무정부주의적’이라고 지적하며 “이대로는 야당도, 유권자들이 믿을 만한 정부도 되지 못한다”고 공격했다.

프라우케 대표가 자신의 결정을 밝힌 뒤 홀연히 빠져 나가자 당혹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던 외르크 모이텐 공동대표는 “우리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 (프라우케가 당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정면 비판했고, 프라우케 대표와 연일 각을 세워온 알렉산더 가울란트 공동 총리후보는 “그(프라우케)가 정치적인 황무지로 가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프라우케 대표는 총선 기간 내내 가울란트ㆍ바이델을 필두로 한 극우강경세력과 이념 갈등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갈등 지점이 나치에 대한 재평가다. 지난 1월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수치스러운 기념물”이라고 칭한 AfD 뵈른 회케 튀링겐주 대표의 제명 결정을 두고 AfD는 이미 사분오열한 바 있다. 당시 프라우케 대표는 반(反)난민과 반유대주의는 다르다며 나치 관련 역사를 긍정하는 데 반대했지만, 강경파는 결국 회케의 구명에 성공했다. 이후 바이델 후보는 회케의 지원을 받아 총리후보에 올랐다. 가울란트 후보 역시 선거 유세 중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독일 군인들을 자랑스러워 할 권리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호시탐탐 역사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AfD가 중앙 정치에 진출함에 따라 내분은 오히려 가속화할 공산이 크다. AfD의 원내 진입을 예측해 온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당내 분열은 선거가 끝난 뒤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념 충돌로) 선거를 마친 AfD의 브랜드가 불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극우 정당 연구자인 카스 뮈데 미 조지아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정당 설립 단계에서 분열은 감추거나 극복하기 쉽지만, 의석, 자금 등 배분할 것이 생기는 순간 터져 나온다”고 경고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25일 기자회견 도중 홀로 자리를 떠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대표. EPA 연합뉴스
25일 기자회견 도중 홀로 자리를 떠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대표.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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