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새정치 무고로 맞고소"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정윤회(59)씨가 현 정부에서 공개석상에 등장한 첫 자리는 10일 오전 9시 48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였다.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와 함께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정씨 앞에 오전 6시부터 모여 든 취재진 200여명이 북새통을 이뤘다.
청사로 들어가기 앞서 정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세계일보 등에 대해) 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국정개입이나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사실이 없다”고도 했다. 정씨는 11일 오전 1시40분까지 16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후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말을 남기고 청사를 떠났다.
앞서 정씨 측은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불상사에 대비해야 한다며 검찰에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신변보호요청을 했고, 이를 받아들인 검찰은 취재진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배치했다.
검찰은 정씨가 조사를 받는 형사1부 조사실이 있는 4층과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를 전담하는 특수2부가 있는 11층에 취재진 등의 출입을 제한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된 사람들에게 취재진이 접근할 경우 조사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민감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수사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 때문에 취한 조치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공교롭게도 정씨의 소환 일자와 겹쳐 “정권 비선 실세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경재 변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씨를 고발한 사건의 고발장을 검토해 무고로 맞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승마 대표 선수인 정씨 딸의 판정시비 조사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국ㆍ과장이 교체된 것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남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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