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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성용, 文정부 출범 뒤 ‘친노 인사’ 영입하려다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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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하성용, 文정부 출범 뒤 ‘친노 인사’ 영입하려다 무산

입력
2017.07.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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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수사의 중심에 선 하성용 전 KAI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산비리’ 수사의 중심에 선 하성용 전 KAI 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성용(66)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를 KAI 고위직에 선임했다가 돌연 취소된 사실이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때 KAI 사장 취임과 연임에 성공한 하 전 사장이 정권 교체 뒤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해 친노 인사로 방어막을 치려다 청와대 저지로 수포로 돌아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KAI 등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새 정부가 출범한 올 5월 말 장상훈(59)씨를 부사장 직위로 선임키로 결정했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장씨가 맡을 업무는 당시 하 사장의 지근거리에서 참모 역할을 하게 될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KAI 내부게시판에 올라온 ‘신규임원 선임안내’ 공고에는 장씨가 6월 1일자로 부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KAI 내부에서도 파격적인 인사로 간주됐다. KAI 사정을 잘 아는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사업 부문과 개발담당 파트에 한 명씩 부사장 두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장씨를 부사장으로 앉히려 했다”며 “조직개편이 연말이 단행되는 점에 비춰보면 느닷없이 부사장 자리가 하나 더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부산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인 장씨는 1981년 부산 최대 공안사건인 ‘부림사건’ 피해자로, 이 사건 변호를 맡으며 인권 변호사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1984년 장씨 결혼식 때 노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섰으며, 장씨는 2002년 대선 때 경남 거제시 선대위원장으로 노 전 대통령을 도왔다. 장씨는 노 전 대통령 때인 2005년 KAI 감사를 지내기도 했다.

수도권 소재 병원의 고위 임원이던 장씨는 KAI로 옮기기 위해 올 5월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관뒀다. KAI 측은 장씨를 부사장으로 맞이하려고 전용 사무실을 꾸려놓고, 운전기사도 배치한 상태였다. 하지만 장씨는 취임 당일인 6월 1일 오전 돌연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KAI 측에 취소 통보를 한 뒤 출근하지 않았다. 방산업계 안팎에선 KAI 방산비리를 잘 아는 청와대가 장씨 취임을 저지했던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 전 사장의 친노 인사 영입계획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때 친박계 의원 보좌관 출신을 고위 임원에 앉히고 친박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내는 등 ‘정치권 줄대기’(본보 22일자 4면)의 연장선상이란 비판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하 전 사장이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뒤 정권 교체를 의식해 여러 갈래로 줄대기를 시도했다. 장씨 사건은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하 전 사장 보좌역을 맡게 된 상세한 경위를 듣기 위해 장씨에게 접촉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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