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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봄' 25년 만에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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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봄' 25년 만에 재도전

입력
2015.11.0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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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성이 지난달 30일 양곤의 선거위원회 사무소에서 이달 8일 열릴 총선 사전투표한 후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여성이 지난달 30일 양곤의 선거위원회 사무소에서 이달 8일 열릴 총선 사전투표한 후 투표함에 용지를 넣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반세기 군부 독재 끝에 2011년부터 점진적 개혁ㆍ개방을 추진 중인 미얀마가 8일 역사적 총선을 치른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미얀마가 이번 총선을 계기로 군부의 영향력을 이겨내고 민주화에 한 발짝 다가설지 주목된다.

6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곳곳은 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열기로 출렁이고 있다. 민주 정부를 표방하면서도 군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의 유권자들이 25년 만에 사실상 첫 자유ㆍ보통선거를 치르기 때문이다. 군부는 지난 1990년 총선에서 NLD이 압승하자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고 2010년 총선 때는 NLD가 군부 정권의 부정 선거를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NLD과 대통령 테인 세인이 이끄는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맞대결을 펼친다. 공식적 여론조사가 없어 양 당의 지지율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앞선 선거 결과와 현지 분위기를 고려하면 NLD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NLD는 1990년 총선에서 492석 중 392석을 얻은 뒤 2012년 보궐선거에서는 46석 중 43석을 획득했다. 지난 1일 열린 수치 여사의 선거유세장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참석해 NLD 지지 의사를 보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민주화, NLD 지지’ 물결이 퍼지고 있다.

수치 여사는 어느 때보다 승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NLD가 승리하면 화해의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나는 대통령 위에 서 국정을 운영할 것이며 이미 계획도 짜 놨다”고 밝혔다. 외국 국적의 배우자와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에 취임할 수 없다는 헌법 때문에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수치 여사는 압승한다면 헌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는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 영국 국적 자녀를 뒀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건강을 이유로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재선에도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USDP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그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울 방침이다.

분위기는 NLD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지만 USDP의 승리 가능성도 적진 않다. 헌법상 전체 상ㆍ하원 의석 중 25%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군부 몫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NLD가 단독으로 집권하려면 67% 이상의 의석을 차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최근 몇 년 새 종족, 종교 갈등이 유혈사태로 격화하면서 보수 성향의 불교 신도 및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USDP에 표를 던질 공산도 크다. 최근 USDP는 이러한 보수층의 민심을 공략해 자신들을 ‘미얀마 불교의 수호자’로 칭하는가 하면 ‘한 번 파괴된 불교는 재건될 수 없다’는 홍보물을 뿌리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NLD가 압승해도 군부가 또다시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미얀마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48년 독립 이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산발적인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군부의 결정에 따라 내전이 확대될 수도 있는 탓이다. 또 현 선거위원회장이 공식적으로 군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인물이기 때문에 부정 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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