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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다, 받지마" 성매매 단속회피 앱 판매업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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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다, 받지마" 성매매 단속회피 앱 판매업자 구속

입력
2017.05.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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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경찰 전화번호입니다. 절대 받지 마세요!’

최근까지 서울 구로구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했던 정모(26)씨는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전화번호와 함께 뜨는 ‘발신자 정보’부터 확인했다. 여기엔 ‘단골고객’이나 ‘예약고객’ 등 본인이 입력한 정보는 물론, ‘경찰의심’이나 ‘진상고객’ 등 다른 업소에서 입력한 고객정보가 함께 떴다. 덕분에 사전대응도 능수능란해졌다. 단골의 전화라면 반가운 목소리로 받고, 경찰의심 번호엔 가차없이 거절했다.

이는 최모(40)씨가 재작년 11월 350만원을 들여 만든 ‘골든벨’ 애플리케이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까지 업자 448명이 설치한 이 앱에는 무려 495만개의 전화번호와 고객정보가 저장돼 있었다. 업자들 입장에선 매상도 올리고, 단속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일석이조 앱이었던 셈이다. 최씨는 이 앱을 사용하는 업자 수백 명으로부터 매달 이용료 5만원을 받아 최근 1년여 동안 총 1억2,000여만원을 긁어 모았다.

음지에서 ‘효자 앱’으로 통했던 골든벨은 그러나 경찰이 외국인 여성 성매매 경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결국 꼬리를 밟혔다. 정씨를 포함한 다수의 성매매업자 및 알선책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한 태국인 여성 17명을 관광비자로 입국하도록 해 불법 고용하거나 이를 도운 혐의로 체포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앱 유통업자 최씨는 물론, 성매매에 가담한 태국여성, 이들을 알선하고 불법 고용한 업주까지 모두 50명을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와 정씨를 포함한 5명은 도주우려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했다”며 “향후 유사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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