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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문화] 대구 인디음악 20년 역사 집대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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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문화] 대구 인디음악 20년 역사 집대성 시작

입력
2019.04.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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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까지 대구음악창작소에서 ‘대구 인디뮤직 박람회’ 개최

※ 지역의 공연 전시 문화 등을 소개하는 내 고장 문화 코너를 연재합니다.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 다양한 문화 현장을 담습니다.

[저작권 한국일보] 대구인디뮤직박람회를 주관한 신동우 인디053 기획사업팀장이 박람회장 내부에 설치된 과거 대구인디밴드 사진을 보며 초창기 공연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대구인디뮤직박람회를 주관한 신동우 인디053 기획사업팀장이 박람회장 내부에 설치된 과거 대구인디밴드 사진을 보며 초창기 공연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개개인의 기억에 머물고 있는 대구 인디음악의 역사를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하겠습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음악창작소에는 지금 특별한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음악창작소 주관, (사)인디053 주최로 내달 4일까지 열리는 ‘대구 인디뮤직 박람회’다. 20여 년 대구의 인디 음악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럼, 공연,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20년 간 흩어져 있던 대구 인디음악 역사를 정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2일에는 지역 인디 뮤지션들을 위한 해외 진출 및 마케팅을 주제로 인디컬처포럼이, 25일부터 3일간은 과거 지역 인디 뮤디션의 노래를 ‘사람또사람’, ‘극렬’, ‘아프리카’ 등 현재 활동 중인 지역 뮤지션들이 편곡해 자신만의 색으로 선보이는 공연 ‘Show must go on’ 무대가 펼쳐졌다. 전시는 4일까지 2층 나래홀에서 펼쳐진다. 당시 발매된 앨범과 공연티켓, 포스터 등 500여 점의 자료와 함께 대구인디음악의 역사를 연대기별로 살펴볼 수 있다. 인디음악 시작의 기점인 클럽 ‘헤비’ 무대를 활용한 포토존과 과거와 공연장, 연습실, 녹음실 위치도를 표시한 대구인디뮤직의 근거지 등도 꾸며져 있어 관람의 흥미를 더한다.

신광무(31ㆍ대구 달서구)씨는 “대구에서 활동한 인디밴드가 400여 팀이나 되는 줄은 몰랐다”며 “대구 인디음악의 저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대구 인디음악의 역사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대구인디뮤직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음악창작소 2층 나래홀 앞. 복도 바닥에 대구 인디음악 연대기가 새겨져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대구인디뮤직 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음악창작소 2층 나래홀 앞. 복도 바닥에 대구 인디음악 연대기가 새겨져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인디 음악은 거대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음악제작과 유통, 홍보를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음악을 하는 예술을 뜻한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정리된 연대기에 따르면 대구 인디음악 역사의 시작은 대구인디음악의 성지인 클럽헤비가 문을 연 1996년을 기점으로, 5년을 주기로 연대가 구분된다. 물론, 헤비가 문을 열면서 인디음악이 생겨난 건 아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6년 이전까지는 인디라는 단어가 생기기 이전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공연을 만들고 직접 홍보하는 등 스스로(인디) 활동을 펼친 ‘인디음악의 태동기’ 시기였다. 대구 인디음악의 시작점인 1996년부터 2000년까지는 말 그대로 ‘인디’가 등장한, 독립적이고 전투적인 시기였다. 이후 2001년부터 2005년은 호황과 쇠락이 동시에 일어난 ‘여명과 노을의 시기’였다. 당시 40여 팀의 밴드가 활동할 정도로 밴드 붐이 일었지만, ‘소리바다’의 등장으로 음반가게가 문을 닫던 시기이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10년은 문화적 지형도 변화로 ‘재도약과 발판이 마련된 시기’다. 기획자, 음악인 등이 연합한 대구 최초의 인디음악 문화 단체 ‘인디053’ 등 대구지역 문화단체 결성과 대구 힙합이 태동한 것도 이 시기다. 2011년부터 2016년은 ‘화합과 연대의 시기’로, 밴드 네트워크가 주축이 되어 열리는 음악축제 ‘대구라이브클럽데이’ 등 연합 공연과 함께 방송을 통해 버스킹이 알려지며 대구에서도 버스커가 대거 등장해 시내 곳곳에서 공연을 펼쳤다.

[저작권 한국일보] 한 방문객이 대구인디뮤직 박람회 내부에 설치된 대구 인디밴드 음악감상코너에서 당시 발매된 음악을 듣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bo.com
[저작권 한국일보] 한 방문객이 대구인디뮤직 박람회 내부에 설치된 대구 인디밴드 음악감상코너에서 당시 발매된 음악을 듣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bo.com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새로운 도약’의 시기다. 2016년 개관한 대구음악창작소가 이듬해부터 진행한 음반제작지원사업으로 대구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음반 제작을 지원하며 대구 인디음악계의 큰 동력이 되고 있다. 2017년 정규음반 제작지원을 받은 ‘드링킹 소년소녀합창단’은 제작 앨범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북미, 영국 등 해외 초청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 인디음악의 경쟁력을 보여준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최근 젊은 뮤지션 증가와 다채로운 음악장르, 자체 콘텐츠 제작 등으로 대구 인디 음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작에 머무른 지원 등은 풀어야할 숙제다.

대구인디뮤직박람회를 주관한 신동우 인디053 기획사업팀장은 “대구 인디음악은 세계음악 시장에 진출해도 될 만큼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만큼 제작뿐 아니라 유통과 홍보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지역에서 발매된 인디음악과 관련한 음반, 공연, 축제를 추가적인 정리를 통해 대구인디음악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등 대구 인디음악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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