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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너무 크다” 통신비 절감 대책에 이통사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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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너무 크다” 통신비 절감 대책에 이통사 한숨

입력
2017.06.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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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통신비 기본료 폐지, 무엇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통신비 기본료 폐지, 무엇이 해답인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진통 끝에 지난 22일 확정된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을 놓고 이동통신 3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통사만 부담을 짊어지는 정책에 대한 항변이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상황실 생활비절감팀 주최로 열린 통신비 정책 토론회에서 SK텔레콤 이상헌 CR전략실장은 “먼저 통신비 부담의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야 한다”면서 “청구된 요금이 6만원이라면 통신서비스는 3만3,000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단말기 등 통신서비스가 아니지만 지금은 전체가 통신비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전체 요금의 절반 정도인 통신서비스만으로 통신비를 얘기하기엔 단말기 부담 이슈가 너무 중요하다”며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은 가격 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져 사업자 입장에선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월 기본료 일괄 폐지에 대해선 “현 요금체계에서는 폐지해야 할 기본료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T 김충성 CR기획실 상무도 “이통 시장에 참여하는 단말기 제조사, 장비업체, 유통업체, 정부 등이 통신비 인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며 “통신비에 포함된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인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김규태 상무는 “동일한 비율로 일괄적으로 인하하면 수익 구조가 취약한 우리는 더 어려워진다”며 “사업자가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시도를 보호해주는 방안을 고민하면 경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비 절감 대책 발표 뒤 이통 3사를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 시민단체 등이 한 자리에 모여 관심이 쏠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란 지적과 ‘독과점 시장에서 불가피한 정책’이란 주장이 치열하게 맞섰다.

발제자인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교수는 “통신비 인하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 이슈가 아닌 정치가 만들어낸 가공의 이슈”라며 “특히 기본료 폐지는 민간 기업의 가격과 마케팅을 정부와 정치권이 간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통 3사가 지배하는 시장 구조에 대해서는 “불공정 행위는 규제 대상이지만 독과점 자체가 규제 대상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통신 서비스는 필수재이자 전파와 주파수라는 공공재를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공공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정한 요금통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본료 폐지로 이통사들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것은 엄살이고 거짓”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대책에서 월 기본료 폐지가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한편 알뜰폰 업계는 올해 하반기 정부가 도입하는 ‘보편 요금제’로 인한 매출 하락을 우려했다. 보편 요금제는 부가세 포함 월 2만원으로 현재 3만2,000원 수준의 서비스(음성 200분ㆍ데이터 1GB)를 사용하는 요금제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이미 보편 요금제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위한 대책이 먼저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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