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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방위 막말엔 아군도 적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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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방위 막말엔 아군도 적군도 없다

입력
2018.02.18 15: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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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인정한 맥매스터에 트위터로 공개 면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개최한 무역 간담회에서 입을 꽉 다물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개최한 무역 간담회에서 입을 꽉 다물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피아 구분 없이 전방위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은 자신과 무관하다는 항변과 어차피 대선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자체를 허구라고 강하게 부정했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라 ‘자가당착’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백악관 핵심참모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름을 콕 집어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앞서 맥매스터 보좌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러시아 인사 및 기관들을 기소하자 “러시아의 지난 대선에 개입은 논란여지 없이 분명해졌다”며 기소 내용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발끈했다. 그는 “맥매스터는 2016년 대선 결과가 러시아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고, (공화당의 승리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잊었다”며 “러시아와 선거 공모에 나선 것은 오로지 민주당의 ‘거짓말쟁이’ 힐러리 진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맥매스터 보좌관도 들으라는 듯 “더러운 서류들과 우라늄, 연설문, 이메일, 그리고 포데스타 회사를 기억하라!”고 윽박질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클린턴 후보를 향해 제기했던 의혹을 총망라해 나열한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러시아 특검수사 관련 발언을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7일 트위터 게시물.
맥매스터 보좌관의 러시아 특검수사 관련 발언을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7일 트위터 게시물.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본인 휘하 행정기관에도 쏟아졌다. FBI에 대해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을 사전에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제기했다. “FBI는 플로리다 총격 사건 용의자가 보냈던 수많은 신호를 묵살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그들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공모를 입증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에 대해서도 또다시 가짜뉴스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특검 기소 내용을 발표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차관이 기자회견에서 ‘기소된 행동이 대선 결과를 바꿨다는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대목을 거론하며, “가짜뉴스 언론들이 해당 러시아 그룹이 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한참 전인 2014년 설립됐다는 걸 다루지 않는 걸 보니, 참 우습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특검 기소를 두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유리한 쪽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대선개입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기존 자신의 주장과도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에도 아침부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트위터를 쏟아내며 여론을 반전 시키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나는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사기', '조작' 등으로 부인해온 대상이 러시아의 선거 개입 자체가 아니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에 국한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자체로 말 바꾸기 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 대선 개입설을 부인했다고 전하며 “난 그가 말한 그대로를 믿는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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