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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파리와의 전쟁”… 해역별 대규모 제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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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파리와의 전쟁”… 해역별 대규모 제거 나선다

입력
2018.02.12 14:5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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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손실 연 3000억원

해파리 성체를 만들고 있는 보름달물해파리 폴립. 해양수산부 제공
해파리 성체를 만들고 있는 보름달물해파리 폴립. 해양수산부 제공
해파리 성체→폴립→성체형성과정. 해양수산부 제공
해파리 성체→폴립→성체형성과정. 해양수산부 제공

보름달물해파리는 국내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해파리류로, 무서운 생존력과 번식력을 자랑한다. 보름달물해파리는 5~10월 수정란을 바다에 방출하는데, 이 수정란이 어린 개체(유생)로 진화해 바다를 헤엄치다 송전탑, 항만, 암반 등 딱딱한 곳에 달라붙는다. 그러면 달라붙은 면 반대쪽에 입과 촉수가 생겨 해파리와 생김새가 유사한 부착유생(폴립)의 형태로 성장한다. 통상 해파리 1마리 당 20개의 폴립을 만드는데, 이 폴립은 다시 무성생식을 통해 250개가량의 ‘폴립군(polyp colony)’을 형성한다. 결국 1마리가 5,000마리까지 증식되는 셈이다.

이렇게 급증한 보름달물해파리는 바다를 유영하며 어민들의 조업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자력발전소 취수구를 막아 발전소 가동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정부는 2013년부터 해파리떼 피해를 ‘재해’로 규정하고 국비 또는 지방비로 보전해주고 있다. 집단 서식 경향이 강한 보름달물해파리는 바다 생태계 먹이경쟁을 심화시키고 생물 다양성까지 훼손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손실이 연간 3,0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계속되는 해파리 피해에 급기야 정부가 ‘해파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2일 해양수산부는 보름달물해파리의 대량 증식과 이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해파리 부착유생 관리 중장기계획(2018~2022년)’을 발표했다. 지난해 폴립 밀집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분포도를 구축하고 해역별로 대규모 제거 작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폴립 밀집 서식지(개체 수 1,000만개 이상)는 총 15곳으로 개체수가 총 4억6,7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통영시 도남항, 남해군 서상항, 전남 여수시 이순신마리나, 전북 군산시 가력도항 등이 대표적 폴립 밀집 지역이다.

해수부는 해파리가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점을 감안해, 연차별로 서해안→남해안→동해안을 따라 폴립 제거 작업을 추진한다. 올해 인천ㆍ충남 3개소, 내년 인천 7개소, 2020년 충남ㆍ전북 17개소, 2021년 경남 21개소, 2022년 부산ㆍ경북ㆍ경남ㆍ제주 22개소 순으로 제거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 5년간 현재 서식 규모의 90%까지 줄이고 분포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추가 증식을 방지한다는 게 목표다.

폴립을 제거하는 인력도 현재 70명에서 2022년 280여명으로 확대한다. 특수 장비로 폴립을 제거하는 전문 잠수 인력 외에도 민간 잠수사ㆍ동호인들이 폴립을 발견, 신고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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