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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잡는과학] 혈흔형태분석 “작은 핏자국이 분석에 더 유용”

입력
2017.04.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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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혈흔 실마리 재연실험 검증

목격자 없는 강력사건 단서 제공

'춘천 형제살인 사건'을 담당한 강원경찰청 광역과학수사팀원들이 2015년 4월 13일 춘천의 한 폐가에 마련된 재연공간에서 바닥에 마네킹을 두고 혈흔형태 분석 실험을 하고 있다.강원경찰청 제공.
'춘천 형제살인 사건'을 담당한 강원경찰청 광역과학수사팀원들이 2015년 4월 13일 춘천의 한 폐가에 마련된 재연공간에서 바닥에 마네킹을 두고 혈흔형태 분석 실험을 하고 있다.강원경찰청 제공.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살인 같은 강력사건의 범인을 가려내는데 혈흔형태 분석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때가 많다. 사건의 결과물인 핏자국을 보고 역으로 시간을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분석요원들은 중력과 출혈 시간은 물론 복잡한 현장의 변수를 결합해 사건 당시를 하나씩 추적해나간다.

분석은 현장 적응부터 시작된다. 분석요원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혈흔에만 주목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익숙해지는 게 필수다. 이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개별 혈흔을 구분해 내야 한다. “다량의 고인 혈흔보다는 작은 핏자국이 분석에 더 유용하다”는 게 분석요원들의 대체적 견해다.

이 다음부터가 중요하다. 혈흔이라고 다 같은 혈흔이 아니다. 본격적인 혈흔 분류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혈흔의 생김새와 크기, 위치 등에 대한 정밀한 관측과 분석이 핵심이다. 혈흔은 형태에 따라 크게 비산혈흔(spatter stain)과 비(非)비산혈흔으로 나누는데, 세부적으로는 대략 50종류까지 구분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산혈흔에는 선형(linear)비산혈흔이 있는데, ▦동맥 등이 파열되면서 뿜어져 나오는 선상분출혈흔 ▦흉기 등에 묻어있다가 떨어져 나온 휘두름이탈혈흔 ▦출혈부위가 이동하면서 생기는 낙하연결혈흔 등이 포함된다. ‘춘천 형제살인 사건’의 핵심 단서는 동생이 휘두른 식칼에서 나온 휘두름이탈혈흔이었다. 비(非)선형비산혈흔에는 둔기충격비산혈흔이나 총기발사비산혈흔 등이 있다.

非비산혈흔은 ▦바닥에 형성된 고인혈흔이나 ▦침구 등에 남아 있는 흡수혈흔 ▦바닥의 혈액을 다른 물체가 쓸고 지나간 닦인혈흔 ▦피 묻은 손이 다른 곳을 만지는 경우 등에 생기는 묻힌혈흔 등이 대표적이다.

혈흔 분류가 끝나면 재연실험에 들어간다. 혈액의 방향성과 움직임을 판단한 뒤 수집된 다른 증거와 함께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에 거쳐야 할 필수 관문이다. 한 과학수사요원은 “흉기 종류는 물론 사건 관계자의 의복 종류나 미세한 자세 변화에 따라서도 혈흔 결과물은 크게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조그만 의문점이라도 생기면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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