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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은 근로 현장실습 내년부터 전면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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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은 근로 현장실습 내년부터 전면 폐지

입력
2017.12.01 2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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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잇단 사고에 극약 처방

현장실습, 조기취업 형태 없애고

2020년까지 학습 중심으로 전환

“학생 안전 위해 바람직한 결정”

“실태조사도 없이 성급하게 결론”

일선 현장에선 기대ㆍ우려 교차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조기 취업 형태의 직업계고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현장실습생이 숨지고 투신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앞으로는 현장실습을 근로 중심이 아니라 학습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급작스러운 조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상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의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현장실습을 받는 고교생들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연이어 보도됐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운영방식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학생과 근로자의 지위가 애매하게 적용되면서 안전 및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고교 실습생의 신분을 학생으로 명확히 하고 보호망을 구축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정부는 조기취업식 현장실습을 폐지하는 대신 2020년까지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전면도입 할 계획이다. 학습중심 현장 실습으로 전환되면 특성화고 학생은 기존에 3학년 2학기부터 6개월간 가능했던 실습 기간이 3개월 이내로 줄게 되고 현장에서 직접 근로를 하기보다는 업무 방식과 절차를 배우게 된다. 현장 실습 계약도 지금은 현장실습표준협약서(학생 신분)와 근로계약서(근로자 신분)를 동시에 작성하고 있지만 현장실습표준협약서만 작성하는 것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실습 수당 역시 앞으로는 임금 형식으로는 지급되지 않고 기업 또는 학교에서 현장실습지원비를 받게 된다. 이런 학습중심 현장실습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우수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학교에 제공하고 기업에는 다양한 재정적ㆍ행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그 밖에도 취업률 중심의 특성화고 평가 체제를 개선하고 학생들의 고용안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지취업률’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양한석 서울공고 교장은 “실습 기간이 너무 짧아져서 걱정은 되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인 만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서울의 또 다른 특성화고 교장은 “정식 취업 전 교육기간 확보라는 장점이 사라지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장마다 다른 실습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채 정부가 성급하게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현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추진위원장은 “생산직 서비스직 등 각 업체마다 학생들이 처한 안전이나 인권 침해 정도가 다르다”며 “내실 있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거친 후에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의료계 내부의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한 강력 대응방침도 함께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전공의 폭행사건과 관련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의료현장에 배포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을 개정해 수련병원이 폭행대응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 제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적정간호인력 확보대책을 마련하고, 대한간호사협회의 간호사인권센터에 신고된 내용은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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