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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등록 : 2017.10.11 06:00

[단독] 비리온상 한농대… 교수 채용서 잇단 부정

등록 : 2017.10.11 06:00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국립 한국농수산대 전경. 한농대 홈페이지 캡처

농업사관학교로 불리는 국립 한국농수산대(한농대)가 교수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게 부당하게 점수를 몰아줘 최종 합격자가 뒤바뀐 사실이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비위를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출 받은 농림부의 2013~2015년 정기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한농대가 신규 채용한 교수 6명 중 4명의 전형 과정에서 비리가 확인됐다.

한농대는 2013년 1월 말산업과 교수를 채용하면서 심사위원들이 특정 지원자에게만 상한이 25점으로 제한돼있는 전공점수 규정을 무시하고 48점, 34점 등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이 같은 점수 몰아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최종 합격자가 뒤바뀌었다”고 밝혔다.

2014년과 2015년 교수 채용 때는 지원자와 공동연구를 하거나 같은 부서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교수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사실도 적발됐다. 통상 대학들은 교수 채용 전형에서 경력상 지원자와 친분이 있는 이들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농대는 이 같은 규정 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 의원실은 “규정상 허점을 이용한 부정 채용”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에서 이 같은 비리가 적발됐지만, 책임자들은 경징계에 그쳤다. 2013년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는 당시 교수부장이 견책을, 2014ㆍ2015년 채용 문제를 두고는 심사위원 5명이 경고를 받았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감사에서 한농대 재직 교수 총 41명 중 10명이 금품수수 등 부당행위로 징계를 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채소학과와 과수학과에 재직 중인 교수 2명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학생들을 인솔해 해외 연수를 다녀오면서 이를 주관한 여행사에 경비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으로부터 받은 경비 1,700여 만원은 이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런데도 한농대는 이들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졸업생 2명에게 23개월간 인건비로 6,500여 만원을 지급한 후 이들에게 3,700만원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도 있었다.

한농대는 억대가 넘는 고소득 청년 농업인 양성, 재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 지급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농림부가 한 해 한농대에 투입하는 국고는 450억원에 이른다.

홍문표 의원은 “농업인재의 산실로 혈세를 들여 만든 한농대에 비리와 불법이 만연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시스템을 전면 개혁해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인 홍문표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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