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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알투비:리턴투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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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알투비:리턴투베이스'

입력
2012.08.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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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벌어지는 전투기들의 추격전, 모터사이클로 질주하는 근육질의 파일럿, 능력 있는 전투기 조종사와 미녀 정비사의 사랑, 가슴 뜨거운 전우애, 전 세계 평화를 놓고 싸우는 남과 북.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포장만 보면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의 필요 요건을 고루 갖췄다. 국내 영화계에 흔치 않은 장르의 영화이기에 희소가치도 높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위해 개봉을 미뤘을 만큼 항공 액션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천루 사이의 비행 장면을 제외하면 대체로 합성의 흔적이 두드러지지 않을 만큼 시각 효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할리우드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등의 항공 촬영을 맡았던 미국의 '울프에어' 팀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후반작업에만 10개월간 매달릴 정도로 시각 효과에는 공을 들였지만, 극의 완성도는 영상의 장점을 오히려 깎아 내린다. 등장인물들은 캐릭터가 제대로 구축이 돼 있지 않거나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극 흐름에 불필요한 요소들은 곳곳에서 핵심 플롯의 전개를 방해한다. 항공 액션에 의미를 부여할 남북 간의 갈등도 개연성 없이 형식적일 뿐이다.

할리우드 영화 '탑건'을 연상시키지만 실은 신상옥 감독의 1964년작 '빨간 마후라'의 느슨한 리메이크라 할 수 있다. 제작사의 이름도 '빨간마후라'이고 제작 초기의 영화 제목도 그와 같았다. '레드 머플러' '비상: 태양 가까이' 등의 가제를 거쳐 15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장난기와 호기심, 자긍심으로 가득한 젊은 영웅의 달콤한 사랑과 목숨을 건 임무 수행을 그린다.

주인공은 에어쇼에서 금지 비행 기술을 감행하다 공군 특수 비행팀에서 퇴출 당한 태훈(비ㆍ본명 정지훈). 대서(김성수)가 편대장으로 있는 21전투비행단으로 이적한 그는 정비사 세영(신세경)에게 첫눈에 반한다. 전투기 F-15K 비행 대결에서 패배를 맛 보고 절치부심하던 태훈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음모에 맞서 싸우게 된다.

기본 얼개는 태훈과 세영, 대서와 여성 조종사 유진(이하나)의 로맨스 그리고 북한 군부 쿠데타 세력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저지시키는 전투 파일럿의 활약상이다.

영화에서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인물들 사이의 사랑과 우정, 갈등을 만들고 강박적으로 유머를 집어넣느라 남과 북의 전투에 얽힌 드라마는 뼈대만 남은 채 앙상해졌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캐릭터의 앙상블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전투 액션의 긴장감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영화는 중심을 잃고 산만하게 나열된 캐릭터들과 사건들 사이를 헤매다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전투 신으로 마무리한다.

'투사부일체' '유감스러운 도시'를 연출한 김동원 감독의 세 번째 영화로 전투기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공군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서 순수 제작비 95억원으로 완성됐다. 15세 이상 관람가.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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