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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기숙사에 새벽 두시 벨소리… 거친 숨소리 그 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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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기숙사에 새벽 두시 벨소리… 거친 숨소리 그 놈은?

입력
2017.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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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에 내선전화로 음담패설

경찰 조사 “침입 흔적은 없어”

8일 서울 이화여대 캠퍼스 내에 위치한 신축기숙사로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8일 서울 이화여대 캠퍼스 내에 위치한 신축기숙사로 학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어, 누구지?”

8일 오전 1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신축기숙사 이하우스(E-house)에 사는 신한별(20·가명)씨 방 인터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한 방에 사는 6명 학생이 모두 잠든 시각이었지만, 희미하게나마 벨 소리를 들었던 신씨는 몸을 일으켜 인터폰을 향해 다가섰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지난 한달 동안 인터폰은 단 한 번도 울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숙사 외부와는 전화 통화 자체가 안 되는 구조로, 관리실 등에 요청사항이 있을 때만 쓰는 장치라고 알고 있었다. 혹시 긴급상황일지 몰라 인터폰을 들어올리려던 순간, 벨은 멈췄다.

다시 잠을 청한 신씨는 아침에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새벽 두 시쯤 이대 신축기숙사에 방마다 설치된 내선 전화로 외부 남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면 거친 숨소리와 함께 ‘XX 하고 싶다’ 등 음담패설을 뱉은 뒤 전화를 끊었다.”

신씨 방 인터폰이 울린 시각과 비슷했다. 친구들에게 확인해보니 그 시각 벨 소리가 울린 방은 한두 곳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방마다 전화를 돌렸단 얘기다. 신씨는 “전화를 받았다면 같은 일을 당했을 거라 생각하니 섬뜩했다”며 “신축기숙사에서 벌어진 일이라 입주 학생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건 이틀째인 9일까지도 인터폰 속 목소리 주인공 정체는 오리무중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2시20분쯤 피해자 신고가 접수된 뒤 출동, 내부에 침입한 발신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과 옥상, 기숙사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했지만, 외부인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학 측도 자체적으로 발신자를 추적했지만, 발신번호 표시가 제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측은 “시스템상 외부에서 걸려왔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말했다.

경찰은 목소리 정체 파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장비를 조작해 외부에서 걸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기존 수사인력에 사이버수사대가 추가 투입돼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부터 대학 기숙사를 비롯한 캠퍼스 전역의 순찰도 강화했다.

글·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8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신축기숙사 입구에 순찰차가 배치돼 있다.
8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신축기숙사 입구에 순찰차가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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