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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동차 산업 벼랑에 섰는데도, 또 파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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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동차 산업 벼랑에 섰는데도, 또 파업이라니

입력
2017.08.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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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 산업이 내우외환이다. 수출과 내수, 생산 부진으로 트리플 악재를 맞았다.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달 말이나 내달 초로 예정된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벼랑으로 떠밀릴 가능성도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까지 겹쳤다.

현대차 노조는 10일에 이어 14일 부분 파업을 하는 등 16일 임단협을 앞두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이다. 이로써 국내 완성차업체 5곳 중 쌍용차를 제외한 4곳이 이미 파업에 나섰거나 파업을 결의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 18만3,362원 인상과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750%에서 800%로의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것도 포함시켰다. 협상용임을 감안해도 지나친 요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자동차산업이 처한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과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시장의 반발 등이 단기적 원인이지만, 길게는 기술력 부족이 문제다. 당장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 대수는 219만7,68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나 감소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올 상반기 중국 내 판매가 47%나 급감했다.

현대차가 33.8%의 지분을 보유한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도 발등의 불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열릴 1심 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3조원을 내놔야 한다. 기아차의 경영 위기는 현대차뿐 아니라 5,000여개 협력업체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 2010년부터 글로벌 톱5를 유지하던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란 전망도 무성하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높은 임금에 비해 낮은 생산성, 경직적 노사관계 등이 꼽힌다. 물론 노조 탓만은 아니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연구개발(R&D)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일본과 유럽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중국 시장에서의 뒷걸음질도 사드 문제 이전에 가성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ㆍ기아차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2.7%로 폴크스바겐(6.3%)과 GM(4.9%) 도요타(3.8%)보다 낮다.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현대ㆍ기아차가 R&D에 좀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회사의 흥망은 노사 어느 한쪽만의 탓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노사 모두 반성할 게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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