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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큐, 시진핑” 화답... 미국 전문가들 “중국, 정책 안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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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큐, 시진핑” 화답... 미국 전문가들 “중국, 정책 안 바꿀 것”

입력
2018.04.11 17: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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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봉합 조짐 속

“중국, 원래 듣기 좋은 말 잘 해”

불신 내비치며 회의론 나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각각 연설하는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각각 연설하는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수입품 관세 축소와 지적재산권 보호 선언에 사의를 보이며 일촉즉발로 치닫던 미중 무역 분쟁이 일단 봉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도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낮아지자 안심한 듯 주가 상승으로 화답했다. 그러나 국제무역 전문가와 언론은 중국이 시장개방과 공정경쟁이라는 미국의 본질적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날 시 주석이 해외 금융기업에 중국 시장을 개방하고 자동차 관세를 줄이겠다는 발언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 입김이 강한 관영 인민일보는 같은 날 사설을 통해 시 주석의 개방 선언이 미국의 무역 압력에 대한 굴복이 아니라 장기간 계획된 대전략의 일환이라는 주장을 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인민일보의 사설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일정 부분 들어주되 굴복한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 평가했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연설이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산업담당 관료는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중국인들은 듣기 좋은 말을 잘 한다”라며 “시 주석의 연설로 무역정책이 변했다고 보는 것은 과장”이라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데릭 시저스도 “중국의 관세 축소는 제스처일 뿐, 규제와 자국 기업 보조금 등 비관세 장벽으로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중간 근본적인 경제 개혁 쟁점도 여전히 남은 불씨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2013년 세계은행과 공동 작성한 ‘중국 2030’ 보고서에 따라 민간부문을 강화하고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경제정책 초점은 2015년 국무원이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즉 국가 차원의 자본 동원을 통한 자국 첨단기술 산업 증진에 맞춰져 있다. 미국이 중국에 지적재산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결국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것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중국 무역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제조 2025를 불공정 무역 의도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지적했지만 중국의 태도는 완강하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양국 무역분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양국 간 대화가 중단된 결정적 원인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따라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부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분석가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의 산업 정책 자체를 바꾸려 한다면 중국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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