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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6차례 실험… 폭발력 나가사키 원폭의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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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6차례 실험… 폭발력 나가사키 원폭의 2배로

입력
2017.09.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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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핵실험 땐 10kt 위력

이번 폭발력은 5~6배 달해

15kt 핵폭탄 서울 상공 터지면

125만명 사망자 발생 추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일 감행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역대 최대였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를 쑥대밭으로 만든 미국 원자폭탄 ‘팻 맨’의 2배가 넘었다. 2006년 첫 핵실험 뒤 11년에 걸쳐 꾸준히 파괴력을 키워온 핵탄두 개발의 마침표를 이번 핵실험으로 비로소 찍었다는 분석이다.

군 전문가들은 규모가 5.7을 기록한 이번 핵실험의 폭발 위력을 50kt(킬로톤ㆍ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으로 평가했다. 1945년 8월 나가사키에 투하돼 7만명을 죽게 만든 팻 맨의 위력이 21kt이었고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 ‘리틀 보이’는 16kt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번 핵실험의 위력을 우리보다 더 크게 판단했다. 일본 방위성은 70kt으로 추정했고,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지진ㆍ핵실험 탐지기구 ‘노르사르’는 120kt으로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도 이번 핵실험에 따른 지진 규모가 6.3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핵실험에 동원된 폭탄이 이날 북한이 개발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주장한 수소폭탄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국방 분야 전문가는 “이번 실험의 폭발 위력이 증폭핵분열탄(중수소 등을 활용해 원자탄의 폭발력을 증폭시킨 핵폭탄)과 수소탄의 경계선에 있는 데다 기존 증폭핵분열탄의 위력을 배가하는 방법도 있어서 현재로서는 어떤 형태로 했는지 분석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증폭핵분열탄의 경우 폭발력이 40~50kt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 평가다. 이번에 측정된 수치와 비슷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융합 물질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위력이 감소한 수소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북한은 핵무기연구소 성명에서 “핵물질 양을 통해 위력 조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수소폭탄의 위력은 원폭의 수십 내지 수백배다. 1945년 세계 최초로 원폭을 만든 미국은 1952년 11월에 태평양의 한 산호초 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했는데 당시 위력은 팻 맨의 320~700배였다. 엄청난 위력 탓에 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2004년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용산 500m 상공에서 15kt 핵폭탄 1발이 폭발할 경우 반경 4.5㎞ 이내 건물 전부가 최소 반파(半破)되고 폭발 직후 사망하는 시민이 40만명에 이른다. 낙진이 최대치로 늘어나면 사망자는 125만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 서울 시내 인구의 10분의 1가량이다.

6차 핵실험은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기 위한 마무리 절차다.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북한은 2005년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이듬해인 2006년 10월 9일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첫 핵실험을 했다. 이후 북한은 2009년 같은 장소에서 2차 핵실험을, 2013년 3차 실험을 벌였다. 4차 실험 직후에는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홍보했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핵무장론까지 등장했다. 같은 해 9월 9일에는 한미일 공조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하면서 5차 핵실험을 했고, 1년이 지난 이날 핵실험이 6번째였다. 핵실험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에만 4차례 이뤄졌다.

핵실험 주기는 점차 빨라졌다. 1, 2차 핵실험은 2년 7개월, 2, 3차 핵실험은 3년 8개월, 3, 4차 핵실험은 2년 11개월 등 2년 안팎의 시차를 두고 이뤄졌지만 이후 주기가 짧아져 5차 핵실험은 8개월, 이번 6차 실험은 1년 만에 진행됐다. 규모도 커졌다. 1차 핵실험에서 3.9였던 인공지진 규모가 4.5(2차), 4.9(3차), 4.8(4차), 5.0(5차)으로 점점 커졌다. 6차 핵실험에서는 5.7로 역대 핵실험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위력도 1kt 이하에서 10년 만에 50kt로 비약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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