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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태운 영구차 3㎞ 쫓아간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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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태운 영구차 3㎞ 쫓아간 반려견

입력
2017.03.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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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주인의 영구차를 필사적으로 쫓아 달리는 반려견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비는 세상을 떠난 주인의 관을 따라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장례식장에서 묘지까지의 거리는 3㎞다. 리옹 카이 와이 페이스북 캡처
바비는 세상을 떠난 주인의 관을 따라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장례식장에서 묘지까지의 거리는 3㎞다. 리옹 카이 와이 페이스북 캡처

이달 초 말레이시아 트렝가누의 한 마을에서 고령의 여성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와 친척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례식장 앞에 개 한 마리도 앉아 있었습니다. 사망한 할머니가 친자식처럼 소중히 기른 반려견 ‘바비’입니다. 할머니의 증손자인 리옹 씨는 그런 바비의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장례식 준비에 바빠 돌봐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리옹 씨가 할머니의 관을 영구차에 싣고 묘지로 이송할 때의 일입니다. 리옹씨는 차 안에서 마음 아픈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비가 영구차를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달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집에서 묘지까지 약 3㎞. 바비는 그 먼 길을 쉬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지만 영구차 안에 주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땅에 묻히는 최후의 순간까지 곁에서 지켜 본 것입니다. 바비는 이 때가 주인과의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관을 묻기 위해 파 놓은 구덩이 곁에 주저앉아, 결코 그 자리를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바비는 땅속에 묻혀가는 주인의 관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 준 주인을 향한 바비의 깊은 애정과 충성심은 장례식에 참가한 이들을 울렸습니다. 모두 "이토록 충실한 개의 모습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았다고 합니다.

관을 묻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 앞에서 바비도 할머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듯한 모습이다. 바비는 한참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리옹 카이 와이 페이스북
관을 묻기 위해 파놓은 구덩이 앞에서 바비도 할머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듯한 모습이다. 바비는 한참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리옹 카이 와이 페이스북

현재 바비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남편과 아들이 돌보고 있습니다. 소중한 주인을 잃은 바비의 슬픔은 매우 큰 것이지만, 가족들 모두 협력해서 바비를 잘 돌볼 것이라고 합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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