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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현 기자

등록 : 2017.06.08 08:00
수정 : 2017.06.08 08:00

[드라이브 코스] 충북의 알프스, 영동으로 떠나요

등록 : 2017.06.08 08:00
수정 : 2017.06.08 08:00

해발 800m의 도마령까지 오르는 길은 꽤 험준하지만 그만큼 재미있다. 사진 조두현 기자

소백산맥에서 뻗은 크고 작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사방으로 둘러쳐져 있고 찬란하게 빛나는 금강이 유유히 흐르는 곳.

내륙 속 깊이 자리한 충북 영동이다.

지도에서 영동을 보고 있으면 숨겨진 우리나라의 중심 같은 느낌이 든다. 남쪽은 전북 무주, 동쪽은 경북 김천과 맞닿아 있고 북쪽엔 추풍령이 우뚝 솟아있다. 서쪽을 아름답게 수놓는 금강을 따라 해발 800m에 이르는 도마령까지 가는 길은 지친 심신을 달래는 드라이브 코스로 최적이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을 보는 것만으로 훌륭한 여행이 된다.

영동의 드라이브 코스는 옥계폭포에서 시작해 도마령까지 가는 길을 추천한다

영동 드라이브의 시작은 옥계폭포에서

폭포에도 남녀 구분이 있다. 옥계폭포처럼 안쪽으로 움푹 팬 폭포를 음폭(陰瀑)이라고 한다. 옥계폭포의 ‘옥(玉)’은 여자를 뜻한다.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형상이 마치 여자가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이곳을 찾았을 땐 오랜 가뭄으로 ‘폭포’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울 만큼 물이 졸졸 힘겹게 흘렀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폭포가 있는 달이산이 몰래 품은 웅장한 기암괴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웠다.

6월의 옥계폭포는 가뭄으로 말라있었지만 주변을 둘러싼 기암괴석만으로도 충분히 멋지다

이곳은 폭포뿐만 아니라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다. 영동의 빼어난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달이산 종주 코스는 옥계폭포에서 시작한다. 옥계폭포는 주차장에서 700m 정도 걸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폭포 바로 앞까지 차가 갈 수 있지만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차를 잠시 두고 걷기를 권한다. 나무가 우거져 터널을 방불케 하는 오솔길의 풍경은 마치 선계(仙界)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천혜의 강변도로, 금강

금강이 흐르는 영동

영동은 유독 볕이 좋다. 실제로 충북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아 따뜻하기로 유명하고 포도와 복숭아, 자두 등 코끝을 향기롭게 자극하는 과일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에 이 풍부한 볕이 쏟아져 내리면 강은 그 이름처럼 비단이 된다. 그런데 금강(錦江)의 속뜻은 다른 데 있다. 옛날엔 금강을 두고 웅진강(熊津江)이라고 불렀다. 금(錦)은 곰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사음이다. 충남 공주의 금강 유역엔 아직도 ‘곰나루’라는 곳이 남아있다. 금강은 전북 장수에서 시작해 서해의 군산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한강과 낙동강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강이다.

영동 금강에 마련된 둘레길

지난달엔 영동 금강에 6㎞에 달하는 둘레길 코스가 마련됐다. 이 길을 걸으면 강선대, 여의정, 함벽정 등 영동의 유명한 양산팔경을 한 번에 둘러 볼 수 있다. 이 둘레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전국 걷기 축제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송호관광지에 잠시 차를 세우고 강을 따라 호젓이 걷는 것도 좋겠다. 옥계폭포에서 송호관광지까지 큰길인 금강로 대신 과거 영동 사람들이 애용했던 양산심천로를 이용하길 추천한다. 좁은 1차선 도로지만 금강과 바로 붙어있어 반짝이는 강물을 끼고 달릴 수 있다.

고난도의 와인딩 코스, 도마령과 도덕재

도마령에서 보이는 풍경. 소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들이 보인다

[영상] 도마령 오르는 길

금강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 전북 무주의 경계와 만난다. 그곳에서 다시 민주지산이 있는 동북 방향으로 차를 돌려 한참 올라가다 보면 험난한 고갯길이 나오는데, 해발 800m에 자리한 도마령이다. 도마령은 영동 황간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고갯마루엔 작은 주차장과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해발 840m의 상용정에 도달한다. 도마령은 ‘칼을 찬 군인이 말을 타고 넘는 고개’라는 뜻을 담고 있다. 도마령에 오르면 주위에 천만산, 민주지산, 각호산의 등성이가 첩첩이 보인다.

도덕재를 지나는 와인딩 코스

도마령에서 다시 무주쪽으로 내려와 용화삼거리에서 용화양강로로 향하면 더욱 사납고 가파른 고갯길을 만날 수 있다. 해발고도는 도마령의 반밖에 안 되지만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한 길이 길게 이어진다. 도덕재를 지나면 극한의 내리막과 헤어핀 구간이 시작되는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이만하면 끝났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길은 다시 굽는다. 짐태골을 지나야 길은 비로소 얌전해진다. 영동을 왜 ‘충북의 알프스’라고 하는지 달려보면 알게 된다.

영동=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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