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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이와 함께 꽃길만 걸으세요

입력
2017.11.09 14: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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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궁금한 게 있는데요. 기저귀와 분유 지원은 누가 받을 수 있나요?” 첫마디부터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고마운 민원인과 나는 기분 좋게 통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민원인은 보름 전 자녀가 태어났고, 출생신고를 위해서 동사무소에 갔다가 기저귀와 분유를 지원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궁금해서 우리 보건복지콜센터에 처음 전화한 초보아빠였다.

저소득층 기저귀ㆍ조제분유 지원사업은 저소득층 영아 가정의 경제적 부담 경감과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시행된 제도로 2015년 10월 시작됐다. 기저귀와 분유가 영아 양육 가정에 필수물품이기에 출산가정 부모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네, 기저귀와 조제분유는 24개월 미만의 영아를 양육하는 가정으로 건강보험료 기준에 적합한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제분유의 경우 산모의 사망이나 질병, 법정 한부모(부자가정)로 모유 수유가 불가한 경우에 지원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저희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다 보니 아내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 출산휴가이고, 저는 아직 공부하는 학생인데, 기저귀만이라도 지원 받을 수 있을까요?”

초보아빠는 일찍 찾아와 준 아기천사 덕분에 결혼을 서두르게 되었다. 먼저 직장생활을 시작한 아내가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줄게 될 소득이 걱정이 돼 기저귀 지원을 꼭 받고 싶다고 했다. 상담을 진행하던 중 배우자의 직장건강보험료가 3인 가족 기준에 적합했고 출산 후 바로 전화를 준 덕분에 24개월을 모두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임을 알 수 있었다.

신청방법과, 제출서류, 지원 금액을 알려주고 60일 안에 신청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추가 상담으로 양육수당과 산모ㆍ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청각선별검사 등 출산가정에 출산지원시책을 모두 안내했다. 초보아빠는 주변에 최근 출산한 사람이 없다 보니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고 인터넷으로도 복잡하고 어려워서 잘 알 수 없었는데 오늘 전화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거듭 고맙다는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이 이따금 민원전화를 받고 어려웠던 내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며 다시 한 번 힘을 내게 하는 상담이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꽃길만 걷게 해줄게”가 있다. 일찍 부모가 된다는 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준 그 가정에, 그리고 건강하고 예쁘게 찾아와 준 아기천사에게 앞으로도 꽃길만 걷는 행복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민원인은 긴급의료지원이라는 희망을 보고 전화를 하였는데 지원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지만, 다행히 다른 의료비 지원 사업에 대해서 알게 되어 또 다른 희망이 생겼다고 하면서 몹시 기뻐했다. 비록 처음에는 민원인이 잡고 있던 희망의 끈을 놓아 버려야 했지만,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한시적 지원 사업’ ‘암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이라는 새로운 희망의 끈을 연결해 줬다는 생각에 나 또한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희망을 갖고 전화 주시는 민원인들이 나의 상담을 통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이윤정 129 보건복지콜센터 인구아동정책상담팀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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