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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구상나무숲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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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구상나무숲이 사라진다

입력
2017.03.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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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15% 이상 줄어

기후변화보다 태풍 등이 원인

한라산 특산종인 구상나무숲이 지난 10년간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보다는 강력해진 태풍과 가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발간한 조사연구보고서 제16호에 게재된 ‘최근 10년 동안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공간변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738.3㏊였던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면적은 2015년 626㏊로 112.3㏊나 줄었다. 10년간 15.2%나 줄어든 것이다.

한라산 특산종인 구상나무숲이 기후변화보다는 강력해진 태풍과 가뭄 등으로 지난 10년간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숲 전경.
한라산 특산종인 구상나무숲이 기후변화보다는 강력해진 태풍과 가뭄 등으로 지난 10년간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라산 구상나무숲 전경.

해발고도에 따라 면적변화를 조사한 결과 정상 일대를 제외하고는 해발고도에 관계없이 2015년 구상나무림이 면적이 2006년보다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발고도 1,610m 이상 지역의 감소 면적 비율이 전체 감소 면적의 48.9%를 차지한 반면 1,500m 이하의 감소 비율은 18.4%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로 인해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의 구상나무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면적 변화의 원인으로는 2012년 태풍의 영향과 2013년 가뭄 등에 의해 많은 고사목이 발생했으며, 이같은 대규모 고사는 강풍에 의한 뿌리 흔들림, 집중 강우에 의한 토양 유실, 겨울철 폭설 등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는 백록담 동쪽 진달래밭에서 정상에 이르는 지역 구상나무림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 지역의 2006년 구상나무림 면적은 117.9㏊였지만, 10년 뒤 71.8%인 84.6㏊가 고사했다. 또 북서 계절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실 등산로 일대 구상나무림이 21%인 25.3㏊ 줄었다. 성판악탐방로 해발 1,650∼1,800m 일대 및 큰두레왓 일대는 30% 이상이 최근 3∼4년 동안에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방위별로는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백록담 동쪽을 중심으로 남동과 북동 사면 구상나무림의 감소 면적이 62.3㏊로, 전체 감소 면적의 55.5%에 달했다.

고정군 녹지연구관은 “지난 10년 동안의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면적 감소는 해발고도, 경사 및 지역별 변화 특성을 고려할 때 기온상승과 같은 지구온난화 영향에 따라 한대성 수목의 고지대로 이동하면서 자생지 면적이 감소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단순히 온난화에 따른 식생대 이동이나 생장 쇠퇴보다는 태풍, 가뭄 등의 기상 이변적 요소가 한라산 대부분 지역에서 구상나무림의 밀도와 자생지 면적의 감소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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