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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대거 등장시켜 핵무력 과시…. ‘미국 접촉’ 의식 열병식 시간ㆍ규모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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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대거 등장시켜 핵무력 과시…. ‘미국 접촉’ 의식 열병식 시간ㆍ규모 축소

입력
2018.02.08 20: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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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인사ㆍ외신 등 초청 않고

4시간 지나 편집된 영상 방송

미국 크게 자극 않으려 노력

SLBM 등 전략무기 없지만

작년 발사 화성-14ㆍ15형 공개

대미 타격 능력은 숨기지 않아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일성광장을 메운 인파가 만든 글자 '김정은'과 노동당 로고.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일성광장을 메운 인파가 만든 글자 '김정은'과 노동당 로고. 연합뉴스

북한이 예고대로 조선인민군 창군 7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8일 진행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도 어김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대거 등장시켜 핵무력 과시에 나섰다. 다만 행사 시간을 대폭 축소하고 생중계를 하지 않는 등 미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연출은 피해가는 절충안을 택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90여분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해 9일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 예정인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각 총정치국장 등 북한 군부 및 당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병력 1만3,000여명과 주민 수만명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오후 5시 30분쯤 방송한 열병식 녹화본 화면에서 검정색 중절모를 쓴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군의 ‘받들어 총’ 사열 속에 부인 리설주와 함께 등장했다. 광장에 도열한 수천명의 병력은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를 외치며 군기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조선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싸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01mm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병식에선 고체연료 방식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인 북극성-2형은 물론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지난해 시험발사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ㆍ15형도 등장시켰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등 신형 전략무기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미 타격 능력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다만 군 당국은 “이번 열병식의 내용 구성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ㆍ태양절) 105주기를 맞아 진행된 열병식이 오전 10시 5분부터 12시 56분까지 약 세 시간 이어진 데 비해 이날 열병식은 그 절반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열병식의 대외 노출 수준도 낮아졌다.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 주석 생일 행사로 진행된 열병식 때 40여개 언론사 130여명의 기자를 초청했다. 또 조선중앙TV를 통해 열병식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까지 생중계했다. 2015년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은 류윈산(劉雲山) 당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함께 등장해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각종 전략 무기를 북한과 중국이 함께 관람하는 도발적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 열병식에 외신은 물론 중국의 고위급 정부 인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실황중계는커녕 이날 행사 종료 후 4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녹화본을 내보내는 등‘나홀로 열병식’을 치른 셈이다.

다소 몸을 낮춘듯한 북한의 제스처는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접촉을 꾀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도발적 제스처를 피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건군절 70주년을 그냥 지나가기도 어렵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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