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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원내대표 “삼성 세계 1위는 협력사 쥐어짠 결과”발언에 재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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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원내대표 “삼성 세계 1위는 협력사 쥐어짠 결과”발언에 재계 부글부글

입력
2018.07.13 18:13
수정
2018.07.13 21: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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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순이익 중 20조 풀면

200만명에 1000만원씩 혜택”

“개념도 숫자도 오류투성이”

“무책임한 발언” 비난 쏟아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폄하’ 발언에 재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이어서 공개적 반박은 자제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인도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 참석을 계기로 정부의 ‘기업 옥죄기’ 분위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던 기대감이 다시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홍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오전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대기업의 과실이 노동자 임금으로 환원되지 않고 있다”며 삼성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우리 가계소득이 8.7% 감소했지만 기업소득은 8.4% 증가했다"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 되는 동안 가계는 더 가난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다”, “삼성이 작년에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라고도 했다. 당장 듣기에는 시원할 수 있겠지만, 개념도 숫자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20년간 8.7% 포인트 감소한 것은 ‘가계소득 총액’이 아니라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 비중이다. 한국경제가 20년간 성장하며 가계소득의 총액도 늘었지만, 기업의 파이가 더 커졌다는 게 정확한 설명인데, ‘포인트’도 ‘비중’도 생략해 사실상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0조원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오고 있다. 재계는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순이익 60조원’은 삼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을 잘못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15개 삼성 상장사의 총 매출은 373조원, 영업이익은 약 59조원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59조원 중 53조원을 삼성전자 혼자 벌어들였다. 삼성전자는 수익의 90%를 해외에서 얻었지만 지난해 법인세 7조7,327억원을 국내에 납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논리라면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에게 자국에서 올린 수익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협력업체에 공정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바로 잡는 게 맞지만, 삼성이 해외에서 경쟁해 시장을 확보하고,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온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며 “법률적 체계 안에서 조세를 통해 배분할 수는 있어도 기업의 수익 전체를 사회적 수익이라고 보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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