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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사실상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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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사실상 공식화

입력
2017.06.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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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 모범 규준)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새 정부 철학에 발 맞춘 행보다. 실제 도입된다면 대기업 경영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017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안)’을 의결했다. 이날 기금운용위원회를 보좌하는 자문기구인 성과평가보상전문위원회(위원장 신진영 연세대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에 적합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장기투자자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관련 제약요인을 고려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책 제언을 내놨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되, 공적연금으로서 특징을 감안해 원칙(코드)을 세우라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간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복지부와 국민연금이 발 빠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권 교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스튜어드십 코드 등 시장의 힘으로 대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시도하겠다”고 밝혔고, 김연명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장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국민연금에 적극 수용을 요청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주주권 행사 지침이다.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경영 참여를 강화해 투자자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도록 하는 것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영국이 2010년 처음 도입해 전 세계 16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의결권 정책의 제정과 공개 ▦의결권 행사 내역과 그 사유 공개 ▦투자대상회사에 대한 주기적 점검 등 7가지 원칙을 담은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를 마련했다. 현재 JKL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세 곳이 도입했고, 삼성ㆍ미래에셋ㆍ한화ㆍKB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중에선 도입 의사를 밝힌 곳이 아직 없다.

558조원을 굴리는 ‘거대한 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면 기업 경영 행태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 유가증권 저가 발행, 사익을 위한 계열사 합병과 같은 재벌 기업의 구태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높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5% 이상 대량 지분을 가진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는 58곳(비상장사 포함 89곳)에 달한다.

관건은 공적연금을 통해 민간 기업을 좌지우지 하려는 ‘연금 사회주의’라는 재계의 반발을 잘 무마시킬 수 있느냐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과연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우려를 씻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의 총 수익률은 4.75%(금액가중수익률 기준), 수익금은 24조5,43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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