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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북에 원유 공급… 미 대중 무역 압박 본격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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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북에 원유 공급… 미 대중 무역 압박 본격화할 듯

입력
2017.12.31 16: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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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지난해 10~11월 3차례 적발

WSJ, 선박 블랙리스트 지정 놓고 “미중 충돌”

여수항에 묶여 있는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 여수=연합뉴스
여수항에 묶여 있는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 여수=연합뉴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선박을 이용해 북한에 몰래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북 원유ㆍ정유제품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유엔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허점이 드러남에 따라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확대하는 등 공세적인 대중 무역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서유럽 고위 안보당국자 2명을 인용, 러시아 화물선이 해상에서 북한 측에 유류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해상 원유 공급은 지난 10~11월 ‘선박 간 환적(ship to ship)’방식으로 세 차례 이뤄졌다. 러시아가 기국(旗國)인 ‘비티아즈’호는 유류 1,600톤을 싣고 러시아의 극동 항구 슬라비얀카 항구를 떠났다. 러시아 항운국에 제출한 서류에는 배의 행선지가 일본 해상 어선단으로 돼있으나, 운항기록에는 이 배가 며칠간 무전기를 꺼버리고 공해상으로 나아간 것으로 남아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비티아즈 소유주는 “북한 배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서유럽 안보당국자는 이 배가 북한 선적 유조선 삼마 2호에게 선박간 환적 방식으로 유류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통신은 비티아즈 외에도 두 척의 러시아 선박이 10월 중순과 11월 러시아 극동항인 슬라비얀카항과 나홋카항을 떠나 공해상에서 비슷한 대북 유류 공급 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 여수항에 입항했다가 대북 정유제품 이전 혐의로 억류된 홍콩 선적 유조선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이 배로부터 정유제품을 넘겨받은 북한 선박 삼정 2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중국의 반대 때문이라고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안보리는 전날 미국이 제재대상으로 등재 요청한 선박 10척 중 릉라 2호·을지봉 6호·례성강 1호 등 북한 선박 3척과 팔라우 선적으로 알려진 빌리언스 No.18호 등 4척만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WSJ은 “미국과 중국이 블랙리스트 지정을 두고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흘러가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는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히는 등 유엔제재 이행을 두고 양국간 신경전이 날카로와지면서 미국의 강경한 대중무역 조치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컨더리 보이콧 확대 등으로 중국의 은행ㆍ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좀더 광범위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한국 정부 발표를 인용,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대만 기업이 임차한 선박임을 부각시키며 적극적으로 역공에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31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만 교통부는 “해당 선박은 마셜군도에 소속돼 있는 대만 빌리언스벙커그룹 소유이며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마셜군도가 대만의 우방국이란 점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방문한 사실까지 거론하며 대북 석유제품 밀수출과 관련한 대만의 개입 의혹을 부각시켰다. 이는 대만과 미국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 대만의 실제 개입여부와는 무관하게 중국의 대부 석유제품 밀수출을 기정사실화하며 비난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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