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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최고 17만원대 주식 4만원에 매입했다면...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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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최고 17만원대 주식 4만원에 매입했다면... 배경은?

입력
2016.04.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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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 매입했다는 2005년

장외 사이트선 10만원선 웃돌아

공동 투자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

“1만주를 주당 4만원에 구입” 밝혀

넥슨 관계자 관여 땐 법 위반 지적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도 촉각

2011년 일본 증시 상장 당시 넥슨 기업 보고서에 게재된 인물들. 진경준(빨간색 표기) 검사장을 비롯해 김상헌 네이버 대표, 컨설팅업체 관계자 박모씨, 이모씨 등이 각각 0.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일본 증시 상장 당시 넥슨 기업 보고서에 게재된 인물들. 진경준(빨간색 표기) 검사장을 비롯해 김상헌 네이버 대표, 컨설팅업체 관계자 박모씨, 이모씨 등이 각각 0.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12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진경준(49)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당시 장외 시세의 40% 이하, 최저 20% 수준의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진 본부장이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 3명과 공동으로 넥슨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여, 매입 배경 등을 둘러싼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5일 진 검사장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2005년 언론보도와 넥슨의 감사보고서, 그리고 장외주식 평가사이트 등을 종합해 볼 때, 비상장 주식인 넥슨의 당시 장외 시세는 낮게는 10만원, 높게는 18만원 선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잡지 포브스코리아 2005년 7월호는 우리나라 벤처부차 1위로 김정주 넥슨 회장을 꼽고 그 해 3월말 기준 지분평가액을 3,505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시 김 회장의 지분(48.21%ㆍ199만3,000주)으로 나눠보면 주당 17만6,000원 수준이다. 이 잡지는 기사에서 “넥슨은 장외시장에서 주당 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이듬해 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5,494억원으로 껑충 뛴다.

대표적인 장외거래 사이트인 제이스톡을 보면 그 해 6월 기준으로 넥슨 주식 매매가는 8만원대에서 21만원대까지 다양했으나, 허수매매를 제외하고 실제로는 10만원을 웃도는 선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온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주식 매입 당시 정확한 가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진 검사장의 넥슨 매입가격은 같은 시기 넥슨 주식 투자자 중 한명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를 통해 유추가 가능해졌다. 이날 네이버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05년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던 박모씨로부터 비상장이었던 넥슨 주식의 투자 권유를 받아 넥슨홀딩스 주식 1만주를 사들였다. 매입가격은 주당 4만원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넥슨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하기 전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는 진 검사장과 박씨, 이모씨와 함께 0.23%의 동일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들 4명이 2005년 넥슨 주식에 공동 투자했다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진 검사장이 김 대표와 같은 가격에 샀다면 주당 가치가 10만~18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4만원에 산 셈이다. 장외주식 가격 결정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당시 주식을 매각한 인물이 급매하면서 가격을 낮춰 팔았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이 산 가격은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관건은 매입 과정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다. 넥슨은 2006년 1월부터 상장 논의를 본격화하다가 2011년 12월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진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 회장과 서울대 86학번 동기면서 막역한 사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만약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면 김상헌 대표 등 나머지 공동 투자자 3명 역시 공직 신분은 아니었지만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넥슨 주식이 상장될 가능성이 높았고 상장 이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회장을 비롯한 넥슨 관계자들이 이들의 매입에 관여했다면 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진 검사장의 주식 매입 논란과 관련한 공식 입장 발표를 준비 중이다. 현재 넥슨은 발표할 내용을 두고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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