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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반기문, 진보적 보수주의는 억지…수구파에 휩쓸리면 함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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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반기문, 진보적 보수주의는 억지…수구파에 휩쓸리면 함께 못해”

입력
2017.01.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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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결정될 내달 말부터 격변

향후 100일이 한국 정치 10년 결정

국민주권회의가 중심될 것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기 대선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기 대선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인터뷰=김정곤 정치부장 jkkim@hankookilbo.com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 시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 여부가 결정될 2월 말부터 조기 대선이 가능한 4월 말까지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앞으로 100일간의 대격변이 향후 한국 정치 10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정치권 ‘빅뱅론’을 거론했다. 손 전 대표는 그러면서 “22일 발족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가 빅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15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안철수 현상은 유효하다”면서 개헌을 고리로 한 국민의당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수구파 논리에 휩쓸릴지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유보적 태도를 취했으며 ‘대세론’을 밀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선 “새로운 정치세력이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면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은 뒤집힐 것”이라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문재인, 아니지 않으냐’ 여론 있어

비전을 보이면 대세론 반전 가능

_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빅텐트’의 주요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빅텐트 이전에 새로운 개혁세력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탄핵 정국의 핵심적인 표현은 ‘이게 나라냐’다.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민심의 함성은 이뤄졌는데, 새로운 체제 틀의 구축은 정치권에서 못하고 있다. 새로운 틀이라는 것이 ‘제7공화국’이고, 그 수단이 헌법 개정인데, (문 전 대표가) 개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6공화국 특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수구파들의 논리라고 본다.”

_개헌에 동의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바른정당의 김무성ㆍ유승민 의원 등과도 같이 할 수 있나.

“개헌은 패권을 버리고 국민 주권시대 연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단지 개헌을 정권연장 수단 삼으면 안 된다. 국민주권개혁회의의 문호가 열려있으니, (그들과 뜻이 맞는다면) 개혁 세력으로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이다.”

_지금이라도 개헌은 가능한가.

“마음만 먹으면 두세 달이면 된다. 다당제 체제에서 국가 정책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은 연립정부에 의한 협치다. 현 대통령제에선 안 된다. 결국 방법은 독일식 책임 총리에 의한 의원내각제라고 생각한다. 권력구조 개편과 경제민주화의 구체적 방식ㆍ검찰 개혁 방향ㆍ지방분권 등이 합의된다면 나머지 세세한 것은 늦춰서 할 수도 있다. 헌재에서 탄핵안이 인용되면, 논의된 것을 정리해서 법안으로 하는 등 다음 대통령이 반드시 개헌하도록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_구체적인 개헌 방향과 경제개혁 비전 등을 고려할 때 연대에 근접한 세력은 어디인가.

“민주당 내에서 김 전 대표나 여러 개혁적인 세력이 많이 있다. 다만 민주당 내 패권 세력의 압박이라는 현실적 문제로 인해 그들과 바로 손 잡고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국민의당 경우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안철수 현상은 아직 유효하다. 광장의 민심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시민사회ㆍ학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_22일 출범하는 국민주권개혁회의가 3지대 빅텐트론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나.

“빅텐트든, 전진기지든 간에, (7공화국 건설을 위한) 든든한 초석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기 대선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기 대선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반기문, 보수 이미지 탈피에 고민

수구파에 휩쓸리면 같이 못 가

_반 전 총장의 귀국 일성은 파괴력 있다고 보나.

“정치교체,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표현을 쓰던데, 보수적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았다. (보수세력과) 뚝 떨어지지 못하는 고민 이야기 하는 것 아니냐. 지금 정치지형상 진보에 올라타야 할 텐데, 지지세력은 보수가 대부분이라 그 고민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구체적 행보, 메시지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지켜봐야 한다.”

_손 전 대표의 개혁 방향에 반 전 총장이 도움이 될까.

“귀국 행보로는 비춰지는 게 없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란 억지로 만든 말이다. 만약에 기존의 보수주의자들에게 둘러싸여서 수구파의 논리에 휩쓸리고 그 사람들과 정치하겠다면 우리와 같이 갈 수 없다.”

_‘반기문 대통령-손학규 총리’를 목표로 반 전 총장과 연대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언론이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다.”

_문 전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는 의미 있다고 보나.

“패권에 반대하는 개혁세력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면 ‘문재인 대세론’으로 간다. 그런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 사이에 ‘문재인은 아니지 않느냐’는 게 분명히 있다. 이게 워낙 강해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비전을 보이면 (반전이) 가능하다.”

_문 전 대표의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 구상 발언은 적절한가.

“문 전 대표 입장에선 말 할만하다. 하지만 섀도 캐비닛은 누굴 장관 시키는 게 아니다.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고, 어떤 장관을 누구에게 준다는 것은 선거법 위배도 될 수 있다.”

_강진에서 칩거할 당시 안 전 대표에게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가는 정권교체를 하자’고 약속한 적이 있는데.

안철수 현상 아직도 유효하다

광장 민심이 새로운 정치 열망

“안 전 대표가 강진까지 찾아 왔으니 좋은 이야기를 해준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함께 잘 사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함께 해달라는 것과 경제와 통일 모두 하루 아침에 상승하거나 실현되지 못하고 한 10년은 걸릴 것이다. 그런 취지였다.”

_연대할 세력들이 각자 자신의 길을 가겠다면 독자적으로 대권에 도전하나.

“강진에서 내려 올 때 ‘내가 무엇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늦어도 3월 하순 경에는 우리나라 전체에 대격변, 빅뱅이 있을 것이다. 탄핵이 결정되고 (각 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한 달의 시간이 빨리 움직일 것으로 생각한다. 크게 보면 체제 기득권 유지 세력과 ‘그건 아니지 않느냐’는 세력이 나올 것이다. 각기 주장하는 초점은 다르지만, 후자의 개혁 세혁이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시간이 우리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다. 앞으로의 100일이 우리나라 정치 10년을 가늠하게 된다는 것이다.”

_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정계은퇴를 주장했다.

“젊은 사람이 앞으로 잘 해나가길 바라고, 옳은 정치를 잘 배워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자원이 되길 바란다.”

정리=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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