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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의 ‘병역 논란’에 뒷짐 진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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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의 ‘병역 논란’에 뒷짐 진 LG

입력
2017.11.20 07: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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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야구단 포기로 입대 연기

내년 AG대표팀 발탁을 노리지만

선동열 감독도 “부담스럽다” 밝혀

*LG “선수 존중” 무책임한 입장

구단 만류로 軍 입대 몇 차례 연기

LG 오지환. LG 제공
LG 오지환. LG 제공

2018 아시안게임 발탁을 기대하며 입대 연기를 결정한 오지환(27ㆍLG)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지환은 당초 올 시즌 종료 후 상무 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마음을 바꿔 지원을 포기했다. 내년이면 만 28세가 되는 오지환은 만 27세 연령 제한을 넘겨 상무와 경찰 야구단 입대가 불가능하다. 이제 법적으로는 현역 입대 외에는 방법이 없는 오지환이 바라보는 건 단 하나. 2018년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것이다. 문제는 오지환이 ‘선동열호’에 승선할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론화되는 바람에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은 선 감독은 “감독으로서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국위 선양이 우선 목표가 되어야 할 아시안게임을 병역 혜택의 기회로만 보는 듯한 미필 선수들의 태도와 그를 향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지환은 냉정하게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인 김하성(넥센), 김재호(두산), 김선빈(KIA)의 벽을 넘기 어렵다. 내년 8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전까지 이들보다 출중한 성적을 거두지 않는 이상 선 감독이 비난을 감수하고 선발할 가능성은 없다. 이미 이번 대회에서 세대교체 가능성을 발견한 선 감독은 “지금 선수들로 아시안게임까지 치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설령 오지환이 대표팀에 뽑힌다 하더라도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참사’ 악몽도 늘 경계해야 한다.

오지환은 지난해 경찰청 입대를 추진하다 몸에 문신을 새겨 무산되는 해프닝을 겪은 데 이어 아시안게임을 병역혜택을 위한 무대로 삼으려는 생각까지 대외적으로 공개되면서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군경 야구단 지원 자격 끝자락까지 몰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오지환을 내 몬 주범은 LG 구단이다. 프로야구에서 선수의 병역 관리는 철저하게 구단에서 이뤄진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몇 차례 입대 의사를 밝혔지만 그를 키울 욕심이었던 LG는 군 입대를 만류했고, 주전으로 성장하자 양상문 단장이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대 놓고 ‘군 입대 불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개인의 계획과 의사는 배제됐다. 오지환뿐 아니라 LG의 허술한 병역 관리는 유망주를 일찌감치 군대에 보내 선순환을 이루는 ‘옆집’ 두산과 비교돼 왔다.

오지환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LG는 “선수 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 발표를 통해 오지환을 붙잡아뒀던 과거와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로 비난을 자초했다. 그러면서 마치 구단은 지금까지 관여하지 않았던 듯 오지환만 더욱 여론의 도마 위로 내 몬 꼴이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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