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자살세트까지 만들어 판 자칭 “저승사자”

알림

자살세트까지 만들어 판 자칭 “저승사자”

입력
2017.03.03 15:42
0 0

여성들 유인 브로커 2명 구속

100만원 받고 질소 세트 설치

여자 행세하며 성추행 하기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사업 부도로 지난해 7월부터 자살을 생각하던 송모(55)씨는 질소가스를 이용한 자살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익혔다. 40ℓ짜리 질소가스 2통과 호스 등으로 ‘자살세트’라는 것도 직접 만들어, 햄스터 2마리로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살을 하느냐, 마느냐 기로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또 다른 사업이었다. 자살 인터넷 사이트 모임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벌이 구상을 한 것이다. 11월에는 사채 빚에 시달리면서 자살을 고민했던 이모(38)씨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 확실한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홍보에 나섰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가 크다는 점을 이용해 질소가스 흡입을 고통 없는 자살 방법으로 선전하면서 1인당 100만원을 받고 자살세트를 직접 설치해줬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태안군 한 펜션을 빌려, ‘질소가스방’을 차려놓고 동반자살을 원하는 젊은 여성 3명을 유인했다. 송씨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SNS에서 주부 행세를 하면서 20대 여성에게 동반자살을 제의한 뒤 강제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방문자들에게 자살도구가 설치된 텐트를 보여주며 “나는 저승사자다” “나에게는 죽음의 기운이 있다”고 과시하는 괴이한 행태도 보였다.

서울경찰청은 피해자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 송씨와 이씨를 자살방조 미수 및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4차례 시도된 자살방조 계획은 피해자들이 자살을 포기하거나 지인의 신고 덕에 목숨을 건졌다”며 “피해자들에게 자신들도 목숨을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검거 당시에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송씨가 20~30대 여성 50여명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을 파악, 추가 피해 사례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