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트럼프, 강한 제스처로 설교하듯... 퇴장 땐 특유의 ‘엄지척’ 쇼맨십

알림

트럼프, 강한 제스처로 설교하듯... 퇴장 땐 특유의 ‘엄지척’ 쇼맨십

입력
2017.11.08 17:40
3면
0 0

여야 의원들 22번 박수로 화답

DMZ서 하려던 대북 메시지 포함

연설 시간 15분 늘어난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의원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대근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의원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대근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설교 분위기에 가까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시간보다 긴 35분간 열변을 토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22번의 박수로 화답했다. 24년 전 빌 클린턴 대통령의 국회 연설 때 7번의 박수가 나왔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호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팬 서비스를 하듯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등의 제스처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무산되면서 일정이 순연되는 바람에 당초 도착시간 보다 17분이나 늦은 11시 2분 국회에 들어섰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례적으로 국회 1층 복도까지 나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정 의장과 부의장단 등이 배석한 비공개 환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간 너무 좋았다. DMZ를 못 가서 매우 아쉽지만,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판까지 연설문을 고치느라 본회의장에는 20분이 돼서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손을 잡고 등장했다. 왼쪽 가슴엔 성조기 배지가 달려 있었다.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650여명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로 환영했다. 민중당 의원 2명이 ‘NO WAR! WE WANT PEACE!’란 피켓을 들었지만, 돌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의 지도자”로 칭했고, 멜라니아 여사를 별도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흔들거나 입을 크게 벌리는 등 역동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대한민국의 발전 사례를 열거하는 대목에선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린 US오픈 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 등 한국 여성 골퍼들의 활약상까지 언급하는 등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퇴장하면서도 특유의 쇼맨십은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의장과 악수를 나눈 뒤 기립박수를 보내는 의원석을 손가락으로 쭉 훑은 뒤 같이 박수를 쳤다. 가운데 통로 쪽에 자리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다가, 멀리 있는 의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일부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 촬영을 하는 의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정 의장은 입장 때와 마찬가지로 1층 현관 출입구까지 따라 나와 배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국립 서울현충원에 들러 참배와 헌화를 하며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