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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맞아? 당황한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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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맞아? 당황한 관객들

입력
2014.10.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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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자랑' 수준 가창력에 히트곡도 거의 안불러

우리가 아는 머라이어 캐리(44)는 없었다. 5옥타브에 이르는 고음을 뿜어내는 머라이어 캐리, 앨범 사진 속의 날씬한 머라이어 캐리는 무대 위에 나타나지 않았다. 8일 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야외 무대에 오른 머라이어 캐리는 사진 속 인물과 같은 사람이란 걸 의심케 할 만큼 육중한 몸매와 흔한 동네 노래자랑 수준의 가창력으로 객석을 당황하게 했다. 심지어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히트곡들도 거의 부르지 않았다. 개기월식의 붉은 달을 등지고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며 무대를 바라보던 관객 1만2,000여명은 허탈한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머라이어 캐리가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예스컴 제공
머라이어 캐리가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예스컴 제공

예정된 시각보다 20분쯤 늦게 무대에 오른 캐리는 1995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 ‘팬터지’로 공연을 시작해 ‘이모션스’ ‘마이 올’ ‘허니’ ‘올웨이스 비 마이 베이비’ ‘서스티’ ‘미티어라이트’ 등을 불렀다. 앙코르 없이 끝난 마지막 곡은 엉뚱하게도 크리스마스 노래인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였다. 아시아 투어의 시작이자 한국 공연 직전에 했던 일본 공연과는 선곡도 순서도 달랐다. 일본에서도 부르지 않았던 ‘위다웃 유’나 ‘원 스위트 데이’ ‘아이 돈 워너 크라이’ 같은 곡은 제외하더라도 요코하마와 치바 공연의 마지막 곡이었던 ‘히어로’를 비롯해 ‘아일 비 데어’ ‘비전 오브 러브’를 뺀 건 관객의 아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더 실망스러운 건 전성기 시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형편 없는 가창력이었다. ‘팬터지’를 부를 땐 가수보다 코러스 가수들과 악기 연주에 묻혀 잘 들리지도 않았고 ‘마이 올’은 음정을 낮춰 불러 원곡의 느낌을 되살리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 음정을 낮추고도 고음부는 다시 한 옥타브 더 낮게 불렀다. 초고음의 두성으로 ‘돌고래 창법’을 할 땐 몸을 돌려서 직접 부르는 건지 누가 대신 부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1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었던 첫 내한공연이 립싱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이번 공연도 립싱크로 의심되는 순간이 자주 목격됐다. 마이크가 입에서 멀리 떨어져도 같은 음량의 노래 소리가 나왔고 어떤 곡은 아예 시종일관 미리 녹음된 듯한 소리가 들렸다. 코러스의 노래 소리가 너무 커서 캐리의 목소리와 구분이 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머라이어 캐리의 립싱크 논란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목 상태가 일정치 않아 평소 립싱크와 라이브를 섞어서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머라이어 캐리가 립싱크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본에서 건너온 직후 의사를 계속 호텔에 대기시킬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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