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선 기자

등록 : 2017.04.17 20:00
수정 : 2017.04.17 20:00

[세종리포트] ‘과속에 차선 무시’ 공포의 1번 국도

왕복6차선 뻥 뚫린 도로 과속 일상화...올해 사망사고만 2건 잇달아

등록 : 2017.04.17 20:00
수정 : 2017.04.17 20:00

올 1월 10일 오전 11시 30분 천안에서 대전으로 진행하던 SUV 차량이 1번 국도 주추지하차도에서 벽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차량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주추지하차도 진입 전 1생활권으로 빠지는 곳은 중간에 끼어드는 차가 엄청나다. 속도를 갑자기 줄이다 사고가 날 것 같아 불안하다”(1생활권에 사는 남성 운전자)

“매일 아이들 등하교 시키는데 지하차도에서 100㎞ 넘는 속도로 방향지시등도 안 켜고 차선을 무시하면서 달리는 차를 보면 오싹하다”(신도심 40대 주부)

세종시 내부를 관통하는 1번 국도가 과속은 물론, 차선을 무시한 채 질주하는 차량들로 ‘공포의 도로’가 되고 있다.

세종시 1번 국도는 대전과의 경계지점인 금남면 남세종IC와 천안을 잇고 있다. 이 가운데 신도시를 관통하는 대평교차로~학나래교~사오리 지하차도~주추 지하차도~빗돌터널~연기교차로 구간(11.7㎞)이 사고로 악명이 높다. 2012년 10월 22일 개통한 이 도로에선 규정속도(80㎞)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17일 출근 시간대에도 이 구간에선 과속 차량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조치원 방면으로 규정속도로 달리며 지켜본 통행 차량들은 손쉽게 취재 차량을 추월했다. 어림잡아 최소 시속 시속 100㎞ 이상은 기본으로 보였다. 사오리와 주추 지하차도에선 이따금 100㎞ 이하 속도로 운행하는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과속도 모자라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내달렸다.

지난 1월 10일 주추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이런 과속으로 빚어진 대표적인 사고로 꼽힌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천안에서 대전방향으로 진행하던 SUV가 주추 지하차도 벽을 들이받아 운전자 A(32)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서졌다.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선 경찰은 차량 내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사고 차량이 시속 140㎞ 속도로 달리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1번 국도에선 두 달 뒤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과속이 일상화된 것은 왕복 6차로로 시원하게 뚫린 데다 신호교차로도 없기 때문이다. 과속단속 카메라도 한솔동 인근과 아름동 끝자락 국제고 인근 등 두 곳에 불과하다. 덕분에 국내 최장 지하차도(2.8㎞)인 주추 지하차도는 폭주족들까지 종종 몰려들어 운전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올 3월 13일 오전 8시쯤 1번 국도 학나래교에서 이삿짐 사다리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돼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자가 중상을 입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차량 진출입로가 위험천만하게 배치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표적인 곳은 주추 지하차도와 사오리 지하차도가 만나는 새롬동 구간. 이 곳은 주행차량과 너비뜰 교차로에서 내려오는 차량, 새롬동으로 나가는 차량 등 과속 차량과 천천히 진출입하는 차량이 얽혀 사고 위험이 높다. 이 곳에선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 15일에도 연쇄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달 7,000세대가 넘는 입주까지 더해져 이 일대는 통행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고 위험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도심 한 운전자는 “과속 예방 대책은 물론이고, 1번 국도를 통해 시외로 나가거나 시내로 들어오는 교통량, 진출입구의 간격 등의 계산을 잘못한 것 같다”며 “인구가 더 늘면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번 국도의 일상화된 과속 운전으로 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세종시는 경찰과 교통사고 위험이 가장 큰 주추지하차도 진출입구 양방향에 구간 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지만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아 설치 여부는 미지수다. 설치비용은 대당 5,000여만원으로, 왕복 6차선 입출구 양방향에 총 12개 설치하려면 6억원이 필요하다. 시는 아울러 ▦시선 유도등 ▦차선 명도도색 ▦도로 표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형성해 미끄럼을 방지하는 그루빙 차선 등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찰, 행정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구간 단속 카메라 설치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6월은 돼야 설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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