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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동진 “부산ㆍ울산ㆍ경남이 디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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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동진 “부산ㆍ울산ㆍ경남이 디비졌다”

입력
2018.06.14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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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울산 오거돈ㆍ송철호 당선 경남지사 김경수 당선 유력 영남 광역단체장 5곳 중 3곳에 민주당, 지방선거 도입 후 첫 입성 한국당, TK당으로 쪼그라들어 인적 청산ㆍ정책 변화 과제
6ㆍ13지방선거가 열린 13일 오후 김경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빌딩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손가락으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 후보 부인 김정순씨. 창원=연합뉴스
6ㆍ13지방선거가 열린 13일 오후 김경수(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STX빌딩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손가락으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김 후보 부인 김정순씨. 창원=연합뉴스

결코 허물어지지 않는 아성은 없었다. 14일 새벽 1시 현재 기준으로 영남권 광역단체장 5곳 가운데 부산ㆍ울산ㆍ경남 세 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확실하거나 유력하다. 이로써 6ㆍ13 지방선거는 한국 정치사의 숙원이었던 ‘지역주의 타파’가 구현된 기념비적 선거로 기록되게 됐다. 동시에 냉혹한 성적표를 받아 든 보수 진영은 뼈를 깎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부여받았다.

민주당은 영남권 광역단체장 5곳 중 대구ㆍ경북(TK)을 제외한 이른바 부ㆍ울ㆍ경 세 곳에서 앞섰다. 오거돈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네 번째 도전 만에 54.2%를 얻어 현역 시장인 서병수 한국당 후보(38.3%)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울산에서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송철호 민주당 후보도 53.2%를 기록해 ‘8전 9기’ 성공 신화를 썼다.

선거 전부터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혔던 경남지사 선거는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13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6.8%로 40.1%인 김태호 한국당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왔지만,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김태호 후보가 5%포인트 가량 앞섰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김경수 후보가 격차를 좁혀, 새벽 1시부터는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민주당의 부ㆍ울ㆍ경 입성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가장 극적인 변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은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래 민주당이 단 한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난공불락의 영역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성향이었던 김두관 당시 후보가 민주당 간판을 내리고 무소속으로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 승리를 거둔 게 전부다.

이 때문에 선거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크게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당 안팎에선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영남권은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는 ‘샤이 보수’ 유권자가 많은 데다, 한국당의 조직력도 강해 보수층의 막판 결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후보가 줄곧 1위를 차지했던 경남의 경우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36.73%를 얻어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37.24%)에게 0.51%포인트 차이로 패했던 지역이라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영남 민심은 쇄신하지 못한 보수에 더 이상의 압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초 한국당은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서도 영남권 5곳을 포함해 최소 6곳은 사수할 것이라 자신했지만, TK 단 두 곳만 사수하며 사실상 ‘TK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선거 운동 기간 홍준표 대표가 “부산까지 무너지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사죄의 큰절까지 했지만, 이미 돌아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한국당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 부실에 대해 동반 책임을 져야 함에도 당명만 바꿨을 뿐”이라며 “이에 주권자들이 표로써 인적 청산, 정책 변화를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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