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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에도…한국 원전기술력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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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정책에도…한국 원전기술력 인정

입력
2017.12.06 20: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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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수주

UAE원전 건설 경험 높이 평가

낮은 고장 정지율ㆍ비용 신뢰

자체 개발 모델 APR1400

체코 등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정부 “건설ㆍ해체 수주 적극 지원”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국내 원자력 업계와 학계는 “한국의 탈원전 정책에도 선진국이 우리의 뛰어난 원전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반겼다. 무엇보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현재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인도 베트남 등으로부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영국이 한국의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및 건설 경험을 높게 샀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과 자본을 앞세운 중국이 적극적으로 원전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가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을 재개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우리가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누젠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전을 선택한 데에는 영국 정부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ㆍ에너지ㆍ산업전략부 장관은 지난 4월 한국을 찾아 “영국 정부는 한전이 UAE에서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관심 있게 봤다”며 “무어사이드 프로젝트의 잠재적 투자자로서 한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크 장관은 지난달 27일 런던을 찾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도 “한국이 UAE 등에서 보여준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잘 알고 있으며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의 우수한 원전기업이 영국 신규 원전사업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두 장관은 이날 ‘원전 협력을 위한 양국 장관 간 각서’에 서명했다.

영국에 수출하는 원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자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신형 모델인 APR1400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UAE에도 수출됐다. 지난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해 유럽 수출길을 확보한 ‘EU-APR’의 표준설계도 APR1400을 유럽 안전 기준에 맞춘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영국 정부가 APR1400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한국의 원전 기술에 신뢰를 보내는 것은 경쟁국보다 낮은 비용, 짧은 공사시간, 낮은 고장정지율 등 수치로 확인되는 기술력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는 ㎾당 1,556달러로 중국(1,763달러), 러시아(2,993달러), 일본(3,009달러)보다 낮고 공사 기간도 중국(68개월)보다 훨씬 짧은 56개월인데 고장 정지율은 중국(1.5%), 일본(3.9%), 러시아(4.2%)보다 낮다.

정부는 국내에선 단계적 원전 감축을 진행하면서도 원전 수출 및 원전해체 수주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백 장관은 지난달 영국 방문에 이어 브루노 르메흐 프랑스 경제재정부 장관과 면담하고 지난 1일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차기 총리 내정자를 만나 양국 간 원전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원전 세일즈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160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인데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5기를 지을 계획인 인도를 비롯해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필리핀 베트남 폴란드 등이 신규 원전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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