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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미 기자

등록 : 2017.03.13 11:03

BBC '아이 난입' 방송사고, 전세계 강타…패러디도 '봇물'

등록 : 2017.03.13 11:03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인터뷰 중이던 부산대학교 로버트 켈리 교수의 방에 난입한 두 아이의 영상이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이를 모방한 '패러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직후 켈리 교수는 자신의 자택에서 BBC 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켈리 교수가 앵커와 '한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일반적인 인터뷰와 다를 바 없이 진중했다.

하지만 방의 문이 열리고 노란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흥겨운 춤사위로 방안에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첫째 딸이 아빠의 인터뷰 현장을 급습하자, 켈리 교수는 화면을 응시하며 저지하는 행동을 취한다. 이윽고 보행기를 탄 둘째 아기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을 논하던 자리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한다. 당황한 엄마는 방에 뛰어들어와 아이들을 끌고 나간다.

BBC 뉴스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25만 명이 공감을 표시하고, 공유만 23만 회에 달할 정도로 전 세계적 입소문을 탔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1,172만 명이 시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CNN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이 인용하면서 켈리 교수의 인터뷰는 소셜미디어와 전통 매체를 넘나들며 유명해졌다.

그렇다면 이 영상의 어떤 점이 전 세계 소셜 네티즌들을 사로잡은 걸까. 순식간에 '전 세계적 바이럴의 표준'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 영상에는 '패러디'되기 좋은 5가지 포인트가 있다.

1. 춤추며 들어오는 여자아이

샛노란 옷을 입고 동그란 안경을 낀 채 춤을 추며 들어오는 아이의 몸짓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2. 켈리 교수의 단호하게 제지하는 액션

당황한 아빠가 '안 된다'는 행동을 취하면서도, 어쩔 줄 몰라 화면만 응시한다.

3. 보행기를 끌고 난입하는 아기

보행기를 타고 등장한 이 아기는 누구보다 부드럽게, 그리고 빠르게 화면을 장악한다.

4. ‘슬라이딩’하며 들어오는 엄마

혼비백산한 엄마는 ‘슬라이딩’하며 화면에 들어온다. 문을 닫기 위해 기어 들어오는 모습으로 상황 종료를 선언한다.

5. 씰룩이는 켈리 교수의 표정

당황한 켈리 교수는 어쩌지 못한 채 화면만을 응시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그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화면에 잡히는 상반신만 갖춰 입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

게임 '심즈'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패러디 움짤

영상의 이런 포인트를 살린 패러디물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BBC parody(BBC 패러디)', 'interrupt parody(난입 패러디)'를 검색하면 주말 사이에 만들어진 해당 영상의 패러디물이 등장한다.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는 해당 영상을 심즈 캐릭터로 패러디한 '움짤(움직이는 그림)'을 ☞ 공식 트위터 계정 에 올리기도 했다.

'스튜디오 브뤼셀'의 패러디 영상

벨기에에 위치한 라디오 방송국인 ☞ '스튜디오 브뤼셀' 도 발 빠르게 패러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라디오 DJ는 스튜디오 안에 앉아 있고, 켈리 교수의 첫째 딸이 방에 난입하는 것처럼 한 여성이 춤을 추며 들어온다. 이윽고 또 다른 여성이 바퀴 달린 의자를 보행기처럼 끌고 부드럽게 난입하는데, 헐레벌떡 들어온 남성이 둘을 끌고 나간다. 마이크 앞에 앉은 켈리 교수 역을 맡은 여성의 입꼬리를 씰룩이는 게 포인트다.

한편, 켈리 교수의 BBC 인터뷰는 비록 '돌발 상황'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인터뷰에 담긴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켈리 교수는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10년을 살았는데 오늘이 그 중에서 최고의 날이다"며 한국의 민주주의에 경의를 표했다. 다음은 켈리 교수 인터뷰 전문.

"한국에서 10년을 살았는데 오늘이 그 중에서 최고의 날일 겁니다. 한국인들이 이걸 해낸 방식에 상당히 감명을 받았습니다. 탄핵절차 전체를 끝까지 마무리한 민주주의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인들은 이걸 폭력도, 큰 혼란도 없이 해냈습니다. 헌법 절차를 준수했고, 아무도 죽지 않았으며, 쿠데타도 없었습니다. 아랍의 봄과는 달랐어요. 이건 민주주의의 대단한 성과입니다. 시스템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60일 안에 선거가 있을 겁니다. 전 이걸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스캔들은 늘 일어납니다. 문제는 민주주의가 그 스캔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이죠."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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