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6개월만에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재연됐다.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관람객 27명이 4층 높이인 약 2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17일 오후 5시53분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 광장에서 걸그룹 ‘포미닛’ 등의 공연 중 광장 1층에 있던 환풍구 덮개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환풍구 덮개에 올라가 공연을 보던 관람객 27명이 약 20m 아래로 추락해 윤모(35)씨 등 16명이 숨지고 김모(29)씨 등 11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부상자들을 분당 제생병원과 분당 차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당시 공연장에는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가 진행 중이었으며, 시민 700여명이 걸그룹 포미닛 공연 등을 관람하기 위해 몰려있었다. 특히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환풍구는 건물 지하 4층 주차장부터 지상 1층까지 연결돼 있으며 가로 4m 세로 2m 크기 철제망 덮개가 덮여있었다. 한 목격자는 “환풍구 위에서 무대가 잘 보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올라가 공연을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환풍구 덮개 위로 40여명이 몰렸으나, 공연 관계자들의 제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천모(32)씨는 “갑자기 ‘쿵’ 소리가 나서 환풍구쪽을 보니 2명 정도가 난간을 잡고 올라오고 있었다”면서 “환풍구 밑을 내려다 보니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어서 큰 일이 터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게를 이기지 못한 환풍구 철제망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DJ 파티와 가수 정기고, 걸그룹 티아라 등이 무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사고로 전면 중단됐다.
성남=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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