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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억새꽃, 바람을 노래하리

입력
2016.10.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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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태양이 저 멀리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과 함백산 넘어 떠오르면 어둠 속에서 잠자던 민둥산 정상의 억새꽃이 그 빛을 넘겨받아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정선=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동해 태양이 저 멀리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과 함백산 넘어 떠오르면 어둠 속에서 잠자던 민둥산 정상의 억새꽃이 그 빛을 넘겨받아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정선=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유행가 가사처럼 바스락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억새를 보니 가슴 깊이 가을의 쓸쓸함이 번져온다. 사람들은 붉게 물든 풍경을 보기 위해 산을 찾지만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에선 그 흔한 단풍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바람과 햇빛을 받아 시시각각 색을 바꾸는 억새 군락이 가파른 길을 오른 등산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민둥산은 말 그대로 산 정상에 나무가 없이 민둥민둥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처음부터 민둥산은 아니었다. 척박한 산자락에 한 쪼가리 땅이라도 일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을 놓아야 했던 화전민들의 애환이 그 안에 담겨있다.

산불로 인해 올해 민둥산 억새가 예년만 못하다지만 인근 주민들은 걱정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올해의 산불이 내년의 풍성한 억새밭이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민둥산 위로 붉은 해가 솟아오른다. 햇살을 받으며 은빛으로 물들어가는 억새를 바라보며 잠시 바람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해본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동해 태양이 저 멀리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과 함백산 넘어 떠오르면 어둠 속에서 잠자던 민둥산 정상의 억새꽃이 그 빛을 넘겨받아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동해 태양이 저 멀리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과 함백산 넘어 떠오르면 어둠 속에서 잠자던 민둥산 정상의 억새꽃이 그 빛을 넘겨받아 황금빛 물결을 이룬다.
동트는 강원도 정선 민둥산 억새 모습을 한 관광객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동트는 강원도 정선 민둥산 억새 모습을 한 관광객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민둥산 억새가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민둥산 억새가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황금빛 먹새가 얼핏 벼처럼 보이기도 한다.
황금빛 먹새가 얼핏 벼처럼 보이기도 한다.
민둥산이지만 가을 색깔이 언뜻 비치기도 한다.
민둥산이지만 가을 색깔이 언뜻 비치기도 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산책길
정상으로 오르는 산책길
시간과 빛의 양에 따라 다양한 색깔과 느낌을 보여준다.
시간과 빛의 양에 따라 다양한 색깔과 느낌을 보여준다.
관광객들이 억새밭에서 가을의 향연을 만끽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억새밭에서 가을의 향연을 만끽하고 있다
민둥산 억새축제는 1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민둥산 억새축제는 1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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