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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집단 발병' 주사기 오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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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집단 발병' 주사기 오염 가능성

입력
2015.1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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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부인ㆍ간호사 포함 고의성 희박

7년간 진료받은 2000명 전수 조사

주민들 “주사 맞은 적 있는데…” 불안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개인병원인 ‘다나의원’에서 C형 간염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보건 당국이 병원을 잠정 폐쇄하고, 역학조사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20일 다나의원에서 수액주사(정맥주사)를 투여 받은 18명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경로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18명 가운데는 병원 원장의 부인과 간호사 2명이 포함돼 있다. 질본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19일부터 문제 병원을 폐쇄했으며, 병원 이용자 전원을 상대로 C형 간염 감염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 병원이 개원한 2008년 5월 이후 내원한 환자는 2,000여명에 달한다.

질본은 감염자 18명 모두 링거주사인 수액주사를 맞은 공통점이 있어 오염된 주사기의 사용을 비롯 수액 투여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만 C형 간염 감염자가 대거 나온 점으로 미뤄, 수액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한 병원 관계자 3명이 환자에 포함된 만큼 병원 내부 관계자가 고의로 감염을 유도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주사기 재사용 같은 의료행위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형 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주사기를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수혈, 혈액투석을 통해 감염 되는 게 일반적이다. 질본 관계자도 “현재로선 주사기 재사용 등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후진국형 의료사고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100원이 채 안 되는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다 해도 큰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정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C형 간염 환자가 집단 발생한 사실은 19일 익명의 제보자의 신고를 통해 밝혀졌다. 11월 초 이 병원 원장 부인은 자신이 C형 간염에 걸린 사실을 인지하고, 간호조무사 등 병원 근무자 3명과 내원 환자들에게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 받도록 했다. 그러나 질본 관계자는 “제보자에 의하면 병원 측은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이 영업 등의 이유로 은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보건당국은 다나의원 측이 주사기 재사용 등 의료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집단 발병 사실에 인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동네 주민인 윤모(39)씨는 “피곤해 보이니 수액주사를 맞으러 오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안 가길 잘했다”며 “예전에 독감에 걸려 주사를 맞은 건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모(60)씨도 “겨울철 감기로 이 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적이 있는데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C형 간염은 감기 몸살, 구역질의 증상이 있으며 만성간경변, 간암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혈액에 의해 전염돼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매운 낮은 편이며, 치료율이 70~90%로 완치 가능한 감염병에 속한다고 질본은 설명했다.

다나의원은 2008년 5월 신정 2동에 ‘신세계의원’으로 개원한 뒤 같은 해 12월 지금의 다나의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2010년 8월 같은 동의 현재 장소로 이전했다. 질병관리본부(국번 없이 109) 및 양천구 보건소 콜센터(02-2620-4920~9)에서 문의와 신고를 받고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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