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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교육비-경단녀 문제 대안 없으면 아이 낳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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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교육비-경단녀 문제 대안 없으면 아이 낳기 힘들다"

입력
2015.10.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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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5년짜리 저출산 지원 대책

'맘스홀릭' 등 인터넷 육아 카페서 "실질적 대책 빠져" 비판 여론 높아

"양육수당 인상 등 근본책 마련해야"

정부가 지난 19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5년짜리 청사진을 내놨지만, 정책의 주요 대상인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빠졌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이들은 “‘부동산ㆍ교육비ㆍ여성의 경력단절’등 3가지 문제에 대한 대안이 없으면 아이 많이 낳기를 꺼리는 젊은 부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2016~2020년)’에는 임신ㆍ출산 비용 경감과 주택비용 지원 정책이 다수 포함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맘스홀릭’ 등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서는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를 잡아야 하는데, 핵심이 없는 지엽적인 대책 뿐”이라는 글들이 올라 오고 있다. 예비 부부나 신혼 부부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정부 계획 중 주거대책은 현재 1억 원(수도권)인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1억2,000만원으로 높이고, 전세임대주택 지원 대상자의 소득 기준을 현행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확대하는 것 등이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채모(30)씨는 “대책이라는 게 결국 빚을 더 내서 집을 얻으라는 것”이라며 “정말 신혼부부가 아이를 많이 낳길 원한다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집값ㆍ전셋값부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관련 정책은 경력개발형 새일센터 운영, 맞춤형 취업지원 강화 등 이미 실패했거나 구체성이 없는 정책이다. 16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직장여성은 한 육아카페에 “회사에서 주말 동안 1박2일 워크숍을 간다고 해서‘아이 때문에 참가할지 미정’이라고 했더니 상사가 ‘회사 그만둔다고? 왜, 더 일찍 그만두지?’라고 말해 둘째 낳을 생각은 아예 접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어느 정도 써야 회사 눈치 안 보고 복직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글도 적지 않았다. 20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워킹맘(32)은 “아이를 셋 정도 낳고 싶지만, 회사가 육아휴직을 3번이나 쓰게 해줄지 장담할 수 없고, 눈치도 많이 보인다”며 “이런 구조에 대한 근본적 고민 없이 정부가 캠페인을 벌일 테니 아이를 더 낳으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비 부담 해소 정책으로 정부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확산 등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 학교 공부만으로도 입시대비가 충분한 교육환경 조성 등을 내놨지만, 기존 정책의 ‘재탕 삼탕’이거나 구호에 가까운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신ㆍ출산 시 의료비 부담의 완화가 그나마 구체적인 대책이지만, 출산율을 높이는 근본책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16개월 아이를 둔 주부 이모(32)씨는 “임신했을 때는 정부의 고운맘 카드(50만원)로 병원 진료비를 냈고, 출산 비용 50만원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양육수당(10만~20만원) 인상 등 양육에 실제로 도움을 주는 대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차 기본계획에서 주거문제 해결, 소득 인상, 일ㆍ가정 양립을 저출산의 근본 대책으로 지적한 것은 맞는 접근이지만, 전세대출금 상향 등은 수혜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ㆍ가정 양립 역시 실제로 기업과 사회 문화를 변화 시키려면 정부의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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