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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수치, 노벨평화상의 수치로 추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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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수치, 노벨평화상의 수치로 추락하나

입력
2017.09.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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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의 아이콘으로, 미얀마 인권의 상징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며 세계의 존경을 받던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로힝야족 유혈사태와 관련 미얀마 군부의 이른바 ‘인종청소’를 묵인하면서 이제는 국제 사회의 ‘비판’ 대상이 됐다. 인터넷에는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에 수십만명이 서명을 했고,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도 수치 자문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캐나다에서는 그의 캐나다 국적을 박탈해야 한다는 시위가 일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광주지역의 한 시민단체가 “인종청소를 묵인하는 사람에게 광주인권상은 수치”라며 “아웅산 수치의 광주인권상을 박탈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함께 하기에는 부끄러운 인물’이라는 것이다.

일찌감치 유엔은 미얀마 군부의 행위를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인접국 방글라데시로 넘어온 이들이 고향 미얀마 라카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압박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우려와 압박에 “로힝야족 탄압 이야기는 가짜 뉴스”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기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수치 자문역을 향해 “마지막 기회”라며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공격을 멈추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난을 예상했는지 수치 자문역은 당초 계획과 달리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수치 자문역이 미얀마의 실권자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난망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19일 오랜 침묵을 깨고 TV방송에 출연했지만 그의 입에서는 ‘로힝야족’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구체적인 해결책도 없었다. 처참한 죽음은 면했지만, 비참한 생을 이어가고 있는 로힝야 난민들이 한달 사이 45만명 늘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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