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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이번엔 “야구 굴기”…한국인 지도자 영입 바람 부나

입력
2017.07.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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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프로리그 출범시키고

2025년까지 20개 구단 추진

한국 야구 진출의 블루오션 전망

중국 야구 대표팀이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즐거워 하고 있다. 바이두
중국 야구 대표팀이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즐거워 하고 있다. 바이두

중국이 야구 굴기(堀起ㆍ우뚝 섬)에도 나선다. 2025년까지 20개 프로구단을 만들어 야구 붐을 일으키겠다는 국가 차원의 전략을 마련했다. 그런 중국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건 한국인 지도자들의 역량이다.

중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야구만큼은 이제서야 불모지를 갓 탈피한 정도다. 야구 도입은 한국(1904년)보다 23년이나 빠른 1881년이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과 특히 문화혁명의 여파로 중국 대륙에서 야구는 ‘자본주의 스포츠’로 낙인찍혀 금기시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야구 붐이 반짝 일기는 했다. 당시엔 미국과 일본의 마케팅 회사들이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2002년 출범한 중국봉구리그(CBL)가 잠시 프로화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진 못했다. 올림픽 이후 야구는 다시 찬밥신세였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가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스포츠를 상정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표적인 종목은 축구이지만 야구도 한 쪽에 섰다. 정부 차원에서 2025년까지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쏟아붓기로 한 5조위안(약 853조원) 중 5%인 2,500억위안(약 42조6,400억원)이 야구 몫이다.

제대로 된 프로야구 리그 출범을 지상과제로 설정한 중국 야구계는 2021년에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 2025년까지 20개 구단을 만들어서 리그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50여개에 불과한 고교 야구팀 숫자도 획기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장 주목하는 건 한국인 지도자들이다. 과거에는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자본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국가대표 운영 문제와 국가적 무관심, 국민 감정까지 여러 장애가 있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야구계는 이미 개별적으로 한국인 지도자들을 영입해 실험중이다. 구명근 전 전주고 감독은 베이징(北京) 타이거스에서 입지를 굳혔고, 한화 이글스 투수 출신인 신재웅은 지난 4월 광저우(廣州) 레오파드에 둥지를 틀었다. 반면 지난해 장쑤(江蘇) 페가수스와 광저우 레오파드에 각각 진출했던 LG 트윈스 투수 출신인 정삼흠, 한화 이글스의 강타자였던 강정길 등은 올해 계약이 해지됐다.

중국 프로팀들은 오는 9월 톈진(天津)에서 열리는 중국전국체전 야구대회를 겨냥해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중국에서 각 성(省)의 자존심을 내걸고 4년마다 열리는 전국체전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프로리그 활성화를 앞둔 시점이라 프로화 우선 대상인 CBL 소속 6팀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KBO는 이미 중국 봉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인적 교류ㆍ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중국 야구가 성장하면 세계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한국 야구에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선수는 물론이고 지도자와 심판 등이 중국에서 야구인생을 꽃피울 수 있고, KBO 리그 구단들에겐 중국의 광팬들이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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