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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제회계기준 앞두고... ‘귀하신 몸’된 보험계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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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제회계기준 앞두고... ‘귀하신 몸’된 보험계리사

입력
2018.08.22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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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대형 보험사 보험계리사 현황_신동준 기자/2018-08-2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대형 보험사 보험계리사 현황_신동준 기자/2018-08-21(한국일보)

새로운 보험회사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업계의 보험계리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분야에 특화된 회계 전문가로 상품 설계, 위험 관리 등 업무 전반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터라, 우수한 계리사 확보가 보험시장 격변기에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1년 IFRS17이 본격 시행되면 보험계리사의 수요는 3,000여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사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으로 보험상품 개발 및 보험료 산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 산정, 약관대출금 계산, 사망률ㆍ재해율 등 보험 설계 핵심지표 분석 등 주요 업무를 수행한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를 자동차 회사에 비유하자면 보험계리사는 차를 설계하는 사람”이라며 “영업직과 더불어 보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계리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IFRS17의 핵심은 금융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100%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보험회사 입장에선 원가 대신 시가로 표시된 새로운 재무제표를 토대로 보험금 지급여력을 산정하고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 대형생명보험사 인사팀 관계자는 “지금도 어떤 보험계리사가 유능하다고 소문나면 수천 만원의 인센티브와 승진을 조건으로 스카우트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활동 중인 보험계리사는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보험계리사회에 등록된 정회원 기준으로 국내에는 1,260명의 보험계리사가 활동 중이다. 이 중 보험사 소속은 960여명으로, 삼성화재(126명) 삼성생명(124명) 현대해상(73명) 교보생명(64명) DB손해보험(60명) 한화생명(58명) KB손해보험(47명) 순으로 계리사 수가 많다. 업계가 상정하는 계리사 적정 인력 규모(3,000명)의 3분의 1 수준인 데다가 그마저도 대형보험사에 집중된 형국이다.

보험계리사가 부족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험계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연례 자격증 시험(금융감독원 주관ㆍ보험개발원 시행)에 합격해야 한다. 시험은 1, 2차로 나뉘는데 1차 시험은 보험계약법, 보험수학, 경제학원론, 회계원리, 영어(공인시험으로 대체), 2차는 보험수리학, 계리리스크관리, 재무관리 및 금융공학 등 5개 과목으로 구성된다. 일정 점수(2차 시험은 전 과목 60점 이상)를 넘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이지만, 시험 난도가 높아 최근 3년 연평균 합격자가 45명에 머물고 있다. 2014년처럼 합격자가 전혀 없는 해도 있었다. 지난 19일 올해 2차 시험을 치른 보험업계 종사자 이모(26)씨는 “통계나 수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진입할 엄두가 안 난다”며 “체감상 평균 3년은 공부해야 합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최소 선발예정인원을 설정해 합격 기준을 충족하는 인원이 이에 미달하면 성적순으로 추가 선발하는 방식으로 계리사 인력 공급을 확충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은 하반기 채용에서 보험계리사 자격증 보유자를 적극 우대하는 등 인력 확보에 여념이 없다. 대형손해보험사 관계자는 “IFRS17뿐 아니라 장기상품 개발에서도 수요가 많아 대부분 보험사가 경력직 채용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보험계리사를 자체 양성하는 곳도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1차 시험에 합격한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2차 시험 준비과정을 운영하고 일정 기간 업무에서 배제해 주는 등 배려를 하고 있다. 이재민 한국보험계리사회 회장은 “과거에는 보험료 산출 등 기술적인 업무가 중시됐지만 앞으로는 보험사의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일이 많아져 계리사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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