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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다짐] 배우 주진모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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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다짐] 배우 주진모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

입력
2018.01.01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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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안관’에 출연한 ‘58년 개띠’ 배우 주진모.
영화 ‘보안관’에 출연한 ‘58년 개띠’ 배우 주진모.

얼굴과 연기는 익숙한데 ‘주진모’라는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1974년생 동명이인 배우도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으리라. 요즘 1958년생 주진모의 활약이 돋보여 헷갈리는 일이 더 많아졌다. 영화 ‘타짜’의 도박사 짝귀라고 설명하면 단박에 알아채는 그 배우, 주진모. 그는 새해에 연기 인생 35주년을 맞는다. 중견배우가 설 자리가 많지 않은 충무로와 안방극장에서 그는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내 나이가 어느새 예순이 된 줄도 몰랐다”며 껄껄 웃었다.

주진모가 연기를 시작한 건 고려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다. “1970년대만 해도 못 먹고 굶주리던 시절이었어요. 아버지가 우리나라 식량난 해결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라고 권하셔서 농과대학에 진학했어요. 대학생이 됐으니 한번 놀아보자는 생각에 찾아간 곳이 극회였죠. ‘감자 박사’가 되려고 했던 제 인생이 그곳에서 바뀌었습니다.”

1983년 연극 ‘건축사와 아싸리황제’로 무대에 정식 데뷔해 국립극단 단원(1987~1995년)으로 활동했다. 입단 당시 최연소 단원으로 주목 받았다. 충무로도 그를 탐냈다. 1996년 ‘학생부군신위’로 영화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작품 40여편에 출연했다. ‘타짜’의 짝귀를 비롯해 ‘도둑들’의 형사반장, ‘신세계’의 경찰간부까지, 짧은 등장에도 존재감이 강렬한 캐릭터를 빚어냈다. ‘부활’ ‘마왕’ ‘신의 선물-14일’ ‘옥중화’ 등 드라마 20편에도 얼굴을 비쳤다. 2017년에도 무척 바빴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보안관’ ‘브이아이피’와 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 출연했다.

주진모는 연극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 제공
주진모는 연극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 제공

‘연기 달인’이란 수식이 어울리는 관록에도 그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아요. 끊임없이 자기 의심을 하면서 새로움을 찾아가는 게 배우의 숙명이란 생각도 듭니다.” 배우로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다. 그는 “마치 신기루를 쫓는 듯한 막막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간혹 그 신기루를 잡는 경험을 하게 되면 생의 감각이 살아나는 걸 느낀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주진모는 “이제야 연기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시절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캐릭터도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연기의 뿌리인 연극 무대에 제대로 설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는 영원한 현역이기를 꿈꾼다. “오랜 세월 숱한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하다 보니 어느 순간 희로애락에 초연해지더군요. 나이가 쌓인 만큼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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