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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소비자도 모르는 욕망, 그 욕망까지 일꺠워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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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 소비자도 모르는 욕망, 그 욕망까지 일꺠워 줘

입력
2017.11.03 14:5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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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한다. 20세기 말 급격하게 증가한 중산층은 기존의 상류층만이 향유하던 것, 럭셔리에 대한 열망을 드디어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럭셔리의 대중화를 선도한 바로 LVMH(모엣 헤네시ㆍ루이 비통) 덕분이다. 루이 비통, 크리스챤 디올, 펜디, 셀린느, 겐조 등 패션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많은 브랜드가 바로 LVMH 소유 브랜드다. LVMH는 경쟁사인 케링 그룹과 함께 오늘의 럭셔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LVMH의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는 뉴욕의 택시기사까지 디올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럭셔리 브랜드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파산 직전의 디올 브랜드의 지분을 사면서 70여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기업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소비자들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는 아르노 회장의 사업적 감각은 오늘의 LVMH를 만들어 낸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창업자 가족도 포기했던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살려내 거대기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럭셔리 산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LVMH의 핏줄과 같은 기업의 창의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럭셔리 산업은 태생적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철학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쉽게 만들기 힘들다. LVMH는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를 런칭하는 전략이 아니라 전통 있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대기업이 창업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아르노 회장은 이미 1980년대에 철학이 확고한 작은 기업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알고 있었다.

LVMH는 일찌감치 창의력에 중심에 있는 창의 인재, 즉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또 패션 분야를 넘어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LVMH 기업 내에 젊고 창의적인 피가 계속 흐를 수 있도록 해 왔다. 최근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에서 보여주었던 것과 같이 이제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열망을 일깨우고, 그들을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었다.

소비자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욕망, LVMH는 그 욕망을 언제나 일깨운다. 그들이 갖고 싶은 그러나 가지지 못했던 것을 손 끝에 놓아 덥석 잡게 한다. 물론 지금 그들은 이러한 럭셔리 전략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다(LVMH의 대표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최근 생산 원산지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LVMH가 제안하는 매력적인 또 다른 무엇을 내년 이맘때에도 바라보면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럭셔리의 의미와 브랜드만 달라질 뿐 우리는 우리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해 항상 욕망하기 때문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럭셔리 산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LVMH는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이다.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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