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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ㆍ쿠슈너 ‘충격과 공포’의 백악관 돌려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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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ㆍ쿠슈너 ‘충격과 공포’의 백악관 돌려놓나

입력
2017.04.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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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기 혼란 부른 정책 만든

배넌 등 국가주의 진영이 퇴조

자유무역^친시장 세력 부상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 연합뉴스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 연합뉴스

1월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엘리트’를 비판하며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 대중의 지지를 업고 ‘미국 우선(America First)주의’를 천명했다. 그러나 집권 100일(29일)을 앞둔 현재 트럼프 정부의 통치는 기존 공화당 주류 노선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트럼프 주변 권력, 즉 이너서클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중심으로 한 국가주의 진영에서 딸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 그룹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초기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행정명령에 정치권과 언론은 혼란에 빠졌다. ‘충격과 공포’ 작전을 입안한 것은 백악관의 두 측근, 배넌 수석전략가와 스티븐 밀러 정책고문이다. 배넌은 트럼프를 지지한 ‘알트라이트(Alt-rightㆍ대안우파)’ 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인터넷 언론 브레이트바트의 수장이었다. 밀러는 국가주의 진영의 정책적 지주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배넌이 백악관 내에서 국가주의 진영을 이끌고 세션스는 외곽에서 조용히 이들을 지원했다. 보호무역주의, 특히 대중(對中) 강경 무역론의 학문적 기반을 제공한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역시 오랜 친구 세션스의 설득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주의 진영의 강공이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은 배넌과 더불어 ‘친러반중’ 노선의 주축이었던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논란’으로 낙마하면서다. 의회ㆍ사법부와의 마찰로 계속되는 정책 실패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나빠졌다. 미국 NBC방송의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대적 여론조사가 이뤄진 이래 같은 시기 역대 최저 대통령 지지율”인 40%로 집계됐다.

이렇게 되자 배넌의 강경 노선에 불편함을 느낀 이방카와 쿠슈너가 움직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식적으론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도 ‘트럼프 가문’의 이름값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쿠슈너의 ‘배넌 축출 공작’에 동조했다. 이방카와 남편 쿠슈너는 국가주의 진영이 주창한 반중 고립주의 노선을 깨고 4월 미중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에릭 트럼프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 역시 이방카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방카-쿠슈너 진영을 지지하는 인물로는 경제부문의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안보부문의 디나 파월 NSC 부보좌관이 꼽힌다. 콘은 나바로를 고립시키며 자유무역ㆍ친시장주의 노선을 밀어 붙였고 이방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파월은 허버트 맥매스터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공조해 배넌을 NSC 밖으로 밀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측의 대립은 외형상 쿠슈너 진영의 승리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가 국가주의 노선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세션스 법무장관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을 뿐 건재하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을 위한 대외 제재조치를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4년 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가 자신의 가장 열광적인 지지층이었던 ‘디플로러블(deplorableㆍ개탄스러운)’ 집단에 구애하기 위해서 배넌이 상징적인 의미로라도 백악관에 남아있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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