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공천심사서도 李 포함 안 되자
더민주서 “용퇴 기대” 흘러나와
친노계 “탈당한 국민의당 의원들
재영입 위해 탈락시키려는 것” 반발
김종인 가까운 최재천과
김한길ㆍ천정배 회동 ‘뒷말’ 무성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때도
안철수 측 ‘이해찬 사퇴’ 요구ㆍ관철
4ㆍ13 총선을 한달 앞두고 야권연대 논의가 전혀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친노무현계 좌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민주에선 13일 현재 3차에 걸친 공천심사 발표에서 이 의원이 포함되지 않는 것에 대해 “사실상 용퇴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만약 이 의원의 공천 배제가 확정될 경우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더민주를 탈당했던 국민의당 인사들에겐 연대 혹은 복당의 퇴로가 열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더민주 내 친노 측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이 의원에게 ‘제 발로 걸어나가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은 이 의원에 대한 공천 발표를 미루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이 의원은 12일 세종시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강행했고, 당내 용퇴론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도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친노 측은 이 의원에 대한 용퇴 압박의 이면에 국민의당 탈당파 의원들과 더민주의 연대 논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친노계 인사는 “탈당한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 등을 재영입하기 위해 이 의원을 탈락시킨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 의원을 탈락시킬 경우 지지층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세종시당 당원 100여명은 이날 밤 비대위 회의가 열리는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현 지도부도 이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그간 쌓였던 공천에 대한 반발이 폭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무적 판단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지난 7일 이 의원(세종)을 포함해 이목희(서울 금천) 정청래(서울 마포을) 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 지역구에 대한 ‘표적 공천’을 예고했다. 이 중 정 의원은 공천 탈락했지만, ‘핵심 친노’로 꼽히는 이 의원과 전 의원의 지역구와 탈당한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역구가 공천 발표에서 보류되는 것에 대해 ‘국민의당 탈당파 영입과 관련한 시간 끌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와 가까운 최재천 무소속 의원과 회동한 것을 두고 지난 2012년 대선 때와 비슷하다는 뒷말이 나온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더민주)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자, 안 후보 측은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 등을 걸림돌로 지목해 사퇴를 관철해 냈다. 이에 앞서 김한길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안 후보 캠프 측 박선숙 총괄본부장이 안 후보 캠프 주변 카페에서 만난 사실도 논란을 낳았다. 당시 안 후보 측과 민주당 내 비노 간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고, 실제 친노가 장악한 지도부 사퇴로 이어졌다.
2012년과 다른 점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더 이상 더민주와의 선거 연대에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탈당을 포함한 ‘중대결심’을 언급한 천정배 공동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 직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의 당내 입지는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다. 금주 중 더민주에서 발표할 이 의원의 공천 여부가 안 공동대표를 제외한 국민의당 내 천 공동대표와 김 의원 측 인사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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