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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성폭행 폭로에 안희정 팬클럽 ‘멘붕’… “지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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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 성폭행 폭로에 안희정 팬클럽 ‘멘붕’… “지지 철회”

입력
2018.03.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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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해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떤 정권교체인가: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해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떤 정권교체인가: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에 지지자들이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안 전 지사의 트위터 지지자 모임은 “성폭력 가해자의 정치철학은 더 이상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며 계정 폐쇄를 선언했다. 사실상 공식 팬클럽 역할을 맡아온 다음 카페 ‘아나요’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안 전 지사를 지지하는 트위터 이용자 그룹 ‘팀스틸버드’는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안 전 지사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팀스틸버드는 “운영진은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곁에 서겠다”며 “뒤늦으나 피해자에게 연대와 지지를 전하며 향후 2차 가해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피해자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성명서를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팀스틸버드 트위터 캡처
팀스틸버드 트위터 캡처

다음 카페 ‘아나요(안희정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나눠요)’는 6일 오후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회원 수 6,000여 명의 ‘아나요’는 2006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로 복역한 뒤 야인으로 지내던 안 전 지사를 정계로 끌어냈다고 평가되는 지지자 모임이다. 안 전 지사의 공식 팬클럽으로 여겨진다. 안 전 지사는 2010년 도지사 취임식 당시 ‘아나요’ 회원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1,8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 그룹 ‘안희정, 함께 더 좋은 민주주의’에서도 지지 철회 선언이 이어졌다. 한 지지자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며 “안희정을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당하든지, 구속해야 한다”고 썼다. 또 다른 지지자는 “이 그룹을 공식적으로 탈퇴한다. 충격이다”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나도 탈퇴하겠다”, “유구무언이다” 등의 댓글이 이 글 아래 달렸다.

충격에 빠진 건 지지자들뿐만 아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 전 지사를 지지했고, 오는 6월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에서 “너무나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선거 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며 “그런 내용과 방법에 결심이 서면 말씀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친노(親盧)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전해절 의원은 6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식에서 “어젯밤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밤새 내가 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며 “도당위원장을 사퇴하면서 도지사 출마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약속한 대로 출마하겠다. 안 지사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이 6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해철 의원실 제공
전해철 의원이 6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해철 의원실 제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 전 지사에게 했다는 충고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현재 안 전 지사가 처한 상황과 묘하게 들어맞는다는 이유에서다.

참여정부 인사들이 펴낸 회고록 ‘강금원이라는 사람(2013)’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안 전 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 게 어떤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치판에 뛰어들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안희정에게 정치하지 말라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이 문득 떠오르는 아침”이라며 “당은 달라도 괜찮은 정치인인데, 충격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안 전 지사는 언론을 통해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다음 날인 6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모두 다 내 잘못”이라며 지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충남도의회는 이날 안 지사가 제출한 사퇴서를 수리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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