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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경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17.04.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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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우리의 기억으로부터 멀어졌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문제는 얼마 전까지 우리의 환경관심사 중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미세먼지를 포함해 매우 위험하고 다양한 화학물질들 또한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며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대책은 안이하기 그지없다. 일부 후보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및 신규 건설 규제, 친환경차 구입, 관리기준 강화, 환경외교 강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미덥지 않고 실효성도 별반 있어 보이지 않는다.

환경문제는 화학물질과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 도처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 동안 안정적인 수질 확보에 온 정성을 기울였던 물 문제는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량 확보 문제도 드러내며 걱정거리를 늘리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수 십 명의 인명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 수 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폐사시킨 조류인플루엔자, 수 만 헥타르의 산림을 병들게 한 병충해 대발생 등으로 이어지며 우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것도 모자라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북상시키며 계속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 곁에서 함께 생활하며 때로는 식량이 되고 약이 되며 벗이 되다가 현대에 와서는 오염 정화기능까지 발휘하며 우리의 생명을 지켜왔던 생물다양성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환경문제는 개별 국가가 나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국제문제로 그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절실하다. 지금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미세먼지도 우리만 잘 하여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국제협력을 잘 이끌어내야 해결할 수 있다.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국제문제를 다루는 현장을 보면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에 총성은 없지만 전쟁터나 매 한가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우선적으로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밭과 논을 거치고, 도시를 지나기도 하며 강 하구에 이르면 인간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온갖 물질을 담은 오염된 상태가 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가 바다의 물까지 흐리게 하고 있다. 사람들이 버린 약품까지 섞이며 생물다양성을 이루어내는 많은 생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기형을 유발하며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할 때면 산, 경작지, 도시, 하천의 수량과 수질, 바다 등의 관리부처가 모두 달라 서로 핑계를 대며 부처이기주의를 발휘하여 문제해결을 외면하고 방치한다. 환경관리에서 왜 통합관리가 필요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다음은 환경교육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오염물질 발생량을 줄이고, 발생한 물질은 흡수하고 제거하여 환경을 구성하는 물질의 순환이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인간을 포함하여 환경을 이뤄 살아가는 생물들이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 문명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에너지를 이용하여야 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자연의 법칙 상 분산에너지, 즉 오염물질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오늘날처럼 인구가 많고 문명이 고도화 된 현실에서 균형 잡힌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질과 에너지 이용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균형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데 모든 국민이 동참할 수 있게 하는 환경교육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이처럼 우리는 환경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환경과 관련하여 눈에 띄는 공약이 없다. 환경문제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어도 괜찮단 말인가.

이창석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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