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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보지 않아서…" 지방의원들 미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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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보지 않아서…" 지방의원들 미투 폭로

입력
2018.02.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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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북 여성 지방의원들이 1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북 여성 지방의원들이 1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벗겨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속살은 쪘을거야."

지방정치의 현장에서 여성의원들이 실제로 동료 남성의원들로부터 들었다는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여성지방의원협의회는 12일 최근 사회 각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운동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그동안 겪어왔던 언어적 성폭력의 일단을 공개했다.

국주영은 도의원은 이날 "특정할 수는 없지만 한 동료 의원은 면전에서 이와 같은 말을 했고 즉시 사과를 요구했지만 (상대방이)농담이었다면서 가볍게 넘겼다"고 밝히며 "이러한 일들이 정치 일상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언어적 성폭력과 함께 악수를 할 경우 상대방이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는 등의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이러한 성폭력 피해는 도의회뿐만 아니라 여러 시·군 의회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역의원은 "동료 남성의원들이 '커피는 예쁜 여성이 타 줘야 더 맛있다'라거나 '예쁜 의원은 여기 내 옆에 앉으라'는 등의 언어적 폭력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현장에서 지적하면 대부분은 예민하다거나 까칠한 성격이라는 말이 나오고 일부는 칭찬을 하는 것인데도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는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성폭력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도 터져 나왔다.

한 여성의원은 "의무사항으로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교육현장에 가보면 있지 않아도 될 사람(여성)들만 자리에 있고 대부분의 남성의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남성의원들의 경우 직원들을 시켜 대리 출석하도록 하는 경우도 상당수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 "의원들 연찬회에서 직장내 성폭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넣으면 어떤 남성의원들은 화를 내기도 한다"면서 의회에서 벌어지는 왜곡된 성관념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여성 도의원은 "정치하는 여성으로서 더이상 이런 문제점들을 묻어두지 말자는 취지로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며 "과거의 그러한 행태가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차후에 그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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